한국은행 “한국인, 집값 상승 기대 과도해”

입력 2025-11-11 16:19 수정 2025-11-11 19:07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연합뉴스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집값에는 실제보다 크게, 경제 성장에는 작게 반영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11일 내놓은 ‘진단적 기대를 반영한 주택 시장 동태적·확률적 일반 균형(DSGE) 모형 구축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택 시장 참여자는 집값에 ‘합리적 기대’ 대신 ‘진단적 기대’를 갖고 있다. 기억이나 정보를 선택적으로 회상해 기준금리와 유동성 등 경제 여건이 어떻게 바뀌든 집값은 계속 상승한다고 편향적으로 믿는다는 것이다.

한은 시뮬레이션 결과 기준금리 0.25% 포인트 하락 후 2년이 지났을 때 이런 진단적 기대가 있는 상황에서는 합리적 기대 상황 대비 집값이 56% 더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등 경제 주체가 기준금리 인하의 집값 부양 효과를 과도하게 평가하면서 필요 이상으로 많은 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몰린 결과다. 반면 국내총생산(GDP)·투자·소비는 각각 8·9·10%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윤진운 한은 경제모형실 조사역은 “진단적 기대의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하려면 경제 주체가 집값 상승에 대해 과도한 기대를 하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면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때 기준금리를 낮춰야 한다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 거시 건전성 정책을 함께 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