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의 주인공 김낙수는 통신사 대기업에 다니는 25년 차 영업팀 부장이다. 임원 승진을 통해 ‘김 상무’가 되고 싶지만 ‘만년 부장’인 채로 살아가며 고심하는 인물이다.
실제 현실에서도 이런 ‘김 부장’은 갈수록 늘 것으로 보인다. 국내 100대 기업 다니는 일반 직원이 임원이 될 확률은 1%도 안 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직원 수는 늘고 있지만 임원 수는 줄면서 임원 승진 확률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11일 한국CXO연구소의 ‘2025년 100대 기업 직원의 임원 승진 가능성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100대 기업 전체 직원 수는 86만107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4만 9406명보다 1.4%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미등기임원은 7135명에서 7028명으로 감소했다. 직원은 늘고 임원은 줄면서 올해 100대 기업의 임원 1명당 직원 수는 122.5명으로 나타났다.
올해 100대 기업 직원 중 임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0.82%다. 2011년 0.95%에서 2021년 0.76%까지 감소했다가 지난해에는 0.84%로 소폭 올랐다. 그러나 올해는 0.02% 포인트 떨어졌다.
재계 주요 4대 기업의 임원 1명당 직원 수 변동을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110.3명에서 올해 117명, 같은 기간 현대자동차 143명에서 151.6명, LG전자 116.1명에서 116.2명, SK하이닉스 163.9명에서 165.6명 순으로 집계됐다.
4개 기업 모두 올해 임원으로 진입하는 문턱이 지난해 대비 소폭 높아진 셈이다.
임원 승진 확률은 업종별로도 차이를 보였다. 증권업은 올해 직원 38.9명당 1명이 임원 자리에 올라 가장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어서 무역(53.7명), 보험(75.8명), 석유화학(76.1명), 식품(97.3명), 건설(98.1명)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통 분야는 직원 330.5명당 약 1명만 임원 명패를 단 것으로 조사돼 임원에 오를 가능성이 가장 낮았다.
이 밖에도 에너지(188.2명), 조선중공업(166.2명), 자동차(147.1명), 운송(140.3명), 전자(136.6명), 금속철강(114.7명), 정보통신(102.5명) 등 업종은 산술적인 임원 승진 경쟁률이 100대 1 수준을 넘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