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통 무술 '통배권' 9대 계승자가 세계 파워 슬랩(Power Slap) 무대에서 단 한 번의 타격에 광대뼈가 함몰되는 부상을 입었다.
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무술가 자오훙강(35)은 지난 1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세계 파워 슬랩 대회에 중국 대표로 출전했다.
‘파워 슬랩’은 두 선수가 마주 선 상태에서 차례로 상대 뺨을 때리는 격투 종목이다. 손을 뒤로 한 채 방어가 금지된 것이 특징이다.
자오는 경기 전 인터뷰에서 “통배권의 위력을 세계에 증명하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150만명이 넘는 SNS 팔로워를 보유한 인물로, 과거 방송 프로그램에서 맨손으로 벽돌을 깨고 쇠봉을 휘는 퍼포먼스로 유명세를 얻은 인물이다.
그러나 자오는 1라운드에서 카자흐스탄 선수 무하마드 아만타예프의 첫 타격에 얼굴이 붓고 눈가가 찢어졌다. 3라운드에서는 더 강한 한 방을 맞고 그대로 링에 쓰러졌다.
경기 후 의료진은 자오에게 오른쪽 광대뼈 골절과 눈 주변 5바늘 봉합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자오는 경기 종료 몇 시간 뒤 자신의 SNS를 통해 “눈 주위 봉합 수술을 받았고, 뇌 손상은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현재 회복 중이며 응원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자오는 중국 정부가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전통 무술 ‘통배권’ 9대 계승자다. 20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북방 무술 통배권은 원숭이 움직임을 모방해 개발된 기술로 알려져 있다.
통배권을 세계 무대에 알리겠다며 출전한 자오가 첫 경기에서 K.O. 패를 당하면서 중국 내에서는 “전통 무술의 자존심이 무너졌다”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통배권은 일본의 유명 무협 만화 ‘쿵후보이 친미(Ironfist Chinmi)’에 등장하면서 한국 독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현재 자오는 치료를 받으며 회복 중이며, 추후 재출전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