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장동 수사팀 검사 “대검이 ‘남욱 허위 증언’ 대응도 막았다” 주장

입력 2025-11-10 18:24
대검찰청.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남욱 변호사가 ‘검사가 배를 가르겠다’고 협박했다는 법정 증언과 관련해 일선 수사팀에서 ‘대응하겠다’는 취지의 보고를 했지만 대검찰청이 이를 막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장동 사건을 수사했던 홍상철 군산지청 형사1부장은 검찰내부망(이프로스)을 통해 “최근 남욱이 수사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처럼 사실과 다른 잘못된 증언을 하는 것을 알고 있던 수사팀은 적극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서울중앙지검도 동의해 수사팀 검사가 직접 증인신문에서 남욱의 잘못된 증언에 즉각 대응하고 바로 잡을 필요성이 있다고 대검에 보고했지만, 대검은 이를 불허했다”고 주장했다.

홍 부장검사는 “그러자 남욱은 지난 금요일 재판에서도 수사팀 검사가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수사 과정에 대해 사실과 전혀 다른 증언을 했다”며 “검사가 막상 재판에서는 대응을 하지 못하고, 내부게시판을 통해 설명할 수밖에 없는 작금의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고 적었다.

홍 부장검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수사팀 입장에서는 당연히 재판에 직접 참관할 필요가 있다고 강하게 주장했는데, 불허가 된 것”이라며 “과거 불법 대북송금 수사, 대장동 수사 등 직접 참관이 불허되면서 재판 대응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 입장에서는 즉각 대응해야하는데, 그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피고인이나 증인은 하고 싶은 말을 마음대로 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일권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 형사1부장검사도 남 변호사의 법정 증언이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정 부장검사는 “제가 수사과정에서 남욱 본인이나 그 가족에게 위해를 가할 것처럼 말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실제 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대장동 민간업자인 남 변호사는 지난 7일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정무조정실장 재판에서 “대장동 수사 과정에서 압박에 못 이겨 검사의 수사 방향에 맞춰 진술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내놨다. 남 변호사는 수사 과정에서 검사로부터 “배를 가르겠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