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지리 유적지를 관찰에서 체험으로 탐구하는 새로운 흐름이 제시됐다. 이스라엘관광청은 1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목회자를 대상으로 한 이스라엘 성지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열린 세미나는 코로나19와 전쟁으로 인해 얼어붙은 이스라엘 방문 열기를 회복하고 성경 유적지 프로그램의 새로운 방향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노가 쉐르 이스라엘정부관광부 종교국장(사진)은 “성경 속 현장의 견학을 넘어 경험”을 강조했다. 코라짐에서 가버나움까지 5㎞, 나사렛에서 가버나움까지 65㎞, 세포리스 111㎞ 등 정해진 도보여행 구간 ‘믿음의 길(Paths of Faiths)’을 걷거나 네오트 케두밈 공원에서 고대 올리브 압착 체험, 성경 자연 투어 등 구약시대인 3000년 전부터 예수 시대까지 성경 인물 일상을 직접 체험해보는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쉐르 국장은 “이러한 프로그램이 성경 유적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방문객들에게는 더욱 강렬한 기억을 남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대와 연합이 강화된 점도 새로운 추세로 꼽았다. 쉐르 종교국장은 예루살렘의 ‘성서의 언덕(Givat HaTanakh)’과 감람산의 능선 중 하나인 스코퍼스산에서 열리는 성경 모임과 기도회를 소개했다. 그는 “전쟁을 지나며 전 세계 기독교가 연대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발굴된 다윗성 ‘순례자의 길’과 예루살렘 국립도서관, 예루살렘 구시가지의 서쪽 벽에 세워진 몰입형 체험관 등을 새로운 성경 유적지로 선뵀다.
이사야서 66장의 원본 두루마리도 대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예루살렘 이스라엘박물관은 내년도 1월 예루살렘의 이스라엘박물관 개관 60주년을 기념해 4개월간 이 두루마리를 선보인다. 이사야 두루마리는 1947년 이스라엘 사해 북서쪽에서 발견돼 ‘사해사본’이라고도 불리는 성경에서 가장 오래된 사본 중 하나다.
두루마리 길이는 7.34m에 달하며 오늘날 히브리어 성경(마소라)과 95% 이상 내용이 일치한다. ‘사막의 목소리, 위대한 이사야 두루마리’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항온 항습 등 보존을 중시해 일부만 공개하던 관례에서 벗어나 두루마리 전체를 처음으로 대중에 공개하는 행사다.
‘불완전한 휴전’에 따른 안전성도 언급됐다. 외교부는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북부 레바논 접경지역에 해외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 이외 이스라엘 지역에 3단계(출국권고)를 알렸다.
조유나 관광청 소장은 “외교부의 여행경보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여행금지 대상 구역에는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면서 “외교부와 관련 기관을 통해 변경된 정보는 신속하게 전달할 뿐 아니라 실시간으로 위험 지역을 확인할 수 있는 한국어 지도와 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주요 성지 중 예루살렘 구시가지와 갈릴리 등은 안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