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막을 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의 열기 속에서 ‘암표 거래’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온라인 암표 거래 규모가 공식 예매처 판매량을 넘어선 가운데 정부는 암표 근절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에 네이버 손자회사 크림(KREAM)이 2대 주주로 있는 티켓 거래 플랫폼 ‘티켓베이’가 규제의 핵심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티켓베이는 2023년 크림의 지분 투자를 계기로 외형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일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티켓베이 결제 추정액은 2023년 285억원에서 지난해 802억원, 올해 1~10월 1443억원으로 약 2년 만에 5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공식 예매처 티켓링크 결제액은 1687억원에서 1031억원으로 감소했다. 암표 거래 플랫폼이 정규 판매 플랫폼을 추월하는, 사실상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시장 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이 과정에서 티켓 리셀 구조가 암표 거래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프로스포츠 온라인 암표 의심 사례는 2020년 6237건에서 지난 8월 25만9334건으로 41배 증가했다. 이 중 78.7%가 티켓베이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시리즈 티켓이 1매 최고 999만원에 거래된 사례를 계기로 정부는 웃돈 판매 자체를 금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부정 판매 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법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세청 역시 최근 연 평균 거래액 6700만원 규모의 상위 암표상 400여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규제 강화 시 티켓베이 이슈가 크림에 직접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크림은 2023년 팀플러스 지분 인수 당시 기존 주주(한혜진 대표 등)가 보유한 56.9%에 대해 ‘연 거래액 600억원 초과’ 및 ‘영업흑자 발생’ 시 주당 6만2500원에 크림 측에 매각을 요구할 수 있는 풋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이미 조건은 충족된 상태다. 규제 환경이 불리해질수록 기존 주주가 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고, 그 결과는 크림의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플랫폼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 규제가 현실화되면 티켓베이 사업 구조에 타격이 불가피하고, 그 경우 기존 주주가 지분을 넘기려 할 가능성이 크다”며 “크림 입장에서는 수익성뿐 아니라 이미지 리스크까지 함께 부담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림 측은 티켓베이 실적이 크림 연결 기준 실적에 반영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크림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팀플러스 지분 구조에 변화를 줄 계획은 없다”면서 “다만 시장 여론과 규제 환경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