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작은 교회입니다” 박위 송지은 부부 결혼 1주년 단독 인터뷰

입력 2025-11-10 16:12 수정 2025-11-10 17:10
최근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거울을 바라보며 함께 손하트를 만들고 있는 박위 송지은 부부. 결혼 1주년을 맞은 두 사람은 “결혼은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축복”이라며 신앙 안에서 다름을 껴안고 성장한 지난 1년을 회상했다. 박위 제공

박위 송지은 부부의 지난 1년은 편견을 이기는 사랑을 연습한 시간이자, 신앙으로 결혼의 방향과 우선순위를 구체화한 과정이었다. 지난해 10월, 전신 마비 유튜버와 아이돌그룹 출신의 만남으로 세상의 이목이 쏠렸던 결혼식에서 두 사람은 “우리는 작은 교회입니다”라고 고백했다. 이는 앞으로 그리 살겠다는 다짐이자 선포였다. 지난달 결혼 1주년을 맞은 두 사람은 최근 국민일보와 만나 그 다짐을 실제로 어떻게 살아내고자 했는지 솔직히 풀어냈다.

다름 속에서 단단해진 팀워크

송지은은 지난 1년을 ‘결혼의 실전’이었다고 회상했다. 연애 시절의 이상과 달리, 하루 24시간을 한 공간에서 함께 보내며 서로의 성격과 습관, 장단점을 낱낱이 마주한 시간이었다. 그는 “다름을 피할 수 없었지만, 그 안에서 팀워크가 단단해졌다”며 “말로 다투기도 하고 치열하게 토론하기도 했지만, 결국 두 사람이 한 결론을 내리고자 맞춰가는 과정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박위 역시 “결혼은 나 자신이 새로 배우는 학교였다”고 했다. 그는 “서로의 패턴이 달라도 바꾸기보다 존중하려 노력하면서 한 단계 성숙한 사랑을 배우고 있다”며 “나를 통해 행복한 배우자의 모습에서 느끼는 기쁨과 행복에 비하면 작은 갈등은 발톱의 때만큼도 못하다”며 웃었다.

부부가 결혼 1주년을 기념하며 배운 가장 큰 교훈은 ‘경청과 표현’이었다. 송지은은 “성인이 되면 자기 방식이 옳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남편은 내 말을 끝까지 들어주며 판단을 미룬다”며 “그 태도 속에서 진짜 사랑을 느꼈다”고 말했다. 얘기를 이어간 박위는 “감정이 올라와도 감정이 태도가 되지 않게 하려 한다”며 “지은이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끝까지 묻고, 그 상황과 감정까지 들여다보려 한다”고 했다. “배우자가 나쁜 마음으로 그런 행동을 했을 리 없다”는 신뢰가 갈등을 푸는 전제라는 것이다.

표현을 아끼지 않는 남편도 행복한 결혼 생활의 비결이었다. 박위는 “지은아 사랑해”라는 말을 하루에도 여러 번 건네며 운전 중이든 양치 중이든 틈날 때마다 애정을 전한다. 송지은은 “예전엔 사랑은 마음으로만 느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표현으로 들으니 훨씬 깊이 다가왔다”며 “이제는 저도 자연스럽게 사랑을 말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자 박위는 오히려 “아내가 편견 없는 사랑의 대명사”라고 답했다. 그는 “휠체어를 타다 보니 욕창 같은 걸 신경 써야 하는데, 그런 부분까지 부끄럽지 않게 챙겨준다”며 “사소한 부분까지 사랑으로 배려해주는 그 마음이 늘 감동”이라고 고백했다.

신앙이 만든 ‘한 방향의 결혼’

두 사람은 같은 신앙이 결혼의 방향을 ‘한 축’으로 잡아줬다고 입을 모았다. 박위는 “신앙의 관점이 같으니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도 비슷하다”며 “말씀을 통해 다시 방향을 정비하고 같은 해석을 내리게 된다”고 했다. 갈등이 생겨도 ‘대화’를 멈추지 않는다.

송지은은 “결혼을 하나님이 맺어주신 ‘깰 수 없는 약속’으로 본다”며 “잘못이 있으면 자존심 부리지 않고 인정하고, 다시 말씀 앞에 복종한다”고 했다. 그렇기에 “결혼은 끝없는 배움이다. 하지만 그 배움의 끝에는 언제나 하나님이 계신다”고 강조했다. “문제 상황에서도 결국 답은 우리 둘이 아닌 하나님께 있다”는 게 두 사람의 결론이다.

또 송지은은 “차 안에서 찬양을 함께 부를 수 있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었다”며 “가사를 몰라 개사하더라도 하나님을 찬양하는 게 자연스러운 관계라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을 통해 하나님이 자신을 다시 새롭게 만들어 주셨다고 했다. 또 “사람마다 자라온 환경이 다르고, 그로 인해 어떤 결핍과 흔적이 남을 수도 있다”며 “하나님께서는 결혼이라는 선물을 통해 새로운 성품을 심어주시고, 새로운 나를 빚어갈 수 있도록 하신다”고 고백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두 사람은 말씀과 기도로 중심을 지키고자 노력한다. 연애 시절부터 함께 성경을 읽고 묵상하던 습관을 결혼 후에도 이어가며, 일상 속 신앙의 호흡을 놓치지 않는다. 박위는 “말씀에서 멀어질 때 위험 신호가 온다”며 “세상 걱정이나 염려가 밀려올수록 말씀으로 다시 바로 선다”고 했다.

“결혼은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축복”

최근 함께 컴패션 케냐 비전트립을 다녀온 두 사람은 부부로서 함께 사역하는 의미도 찾아가고 있다. 박위는 “우리만의 행복에 머물지 않고 다른 사람의 꿈을 응원하고 아파하는 공동체가 되는 것이 우리가 고백했던 ‘작은 교회’의 의미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송지은도 “우리 삶이 전도지라는 생각을 늘 한다”며 “하나님 때문에 행복하고 감사한 우리 모습을 통해 누군가가 ‘하나님은 어떤 분일까’ 궁금해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결혼을 통해 누리는 축복과 감사를 널리 전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결혼은 정말 하나님이 주신 인생 최대의 축복이에요. 우리 삶을 통해 결혼이 이렇게 행복하다는 걸 알리고 싶어요.(박위)”
“감사가 넘치는 가정이 되고 싶어요. 하나님께서 고난 중에도 감사할 때 그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기쁨을 허락하심을 믿습니다.(송지은)”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