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홋카이도에서 주행 중인 차량에 거대한 야생곰 한 마리가 달려드는 영상이 공개돼 이목이 쏠리고 있다.
홋카이도 삿포로에서 172㎞가량 떨어진 우라카와 마을 한 목장주는 지난 7일 엑스에 “어제 오후 7시30분쯤 목장으로 (차량을 타고) 가던 직원이 다리 위에서 곰을 만났다”며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과 사진을 올렸다.
7초 분량의 영상을 보면 도로 위에서 불곰으로 보이는 곰 한 마리가 차량을 향해 빠르게 달려든 뒤 차량 보닛을 앞발로 내쳐린다. 영상과 함께 공개된 사진엔 보닛이 찌그러진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운전자는 곰과 충돌하지 않기 위해 차량을 후진했지만, 곰은 집요하게 차를 쫓아온다.
목장주는 “동영상 이상의 일은 발생하지 않았고, 무사히 끝났지만 근처에 살거나 지나가는 분들은 주의하세요”라고 당부했다.
홋카이도에선 불곰이 자주 출몰하는데, 다 자란 수컷의 경우 그 무게가 최대 30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 누리꾼들은 “곰을 만나는 게 남 일이 아니다” “상상 이상으로 크다” 등 반응을 보였다.
최근 일본에선 곰이 마을에 나타나 사람을 공격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지난달 22일까지 곰에게 공격을 받아 다치거나 숨진 사람이 172명이다. 이 중 66%인 114명은 산 인근이 아닌 동네에서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숲과 같은 기존 서식지를 벗어나 인간들이 생활하는 곳까지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곰의 먹이가 되는 도토리 등 나무 열매가 흉년을 맞은 데다가 개체 수가 크게 늘어난 게 근본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일본 경찰청은 아키타현과 이와테현에 이달 13일부터 경찰을 추가로 파견키로 했다. 두 곳 모두 평소 곰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이다.
이들은 현지 경찰과 소총을 활용해 곰 퇴치에 나설 예정이다.
자위대도 아키타현 요청에 따라 이 지역에 대원을 투입했다. 다만 총을 사용하지 않은 채 덫을 설치하거나 포획한 곰을 운반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