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가 재난안전통신망(PS-LTE) 단말기를 1대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서울시는 지난 9월 정식 운항을 앞두고 한강버스를 재난안전통신망에 편입시켰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단말기를 확보하지 않아 재난안전통신망을 쓸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승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서울시의 강조점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재난안전통신망은 경찰·소방·지방자치단체 등 다양한 기관의 직원들이 통화, 문자, 영상 등으로 소통하며 재난을 수습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소방·해경·해군이 각기 다른 통신망을 써 구조가 지연됐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됐다. 전화 등이 몰려 트래픽이 급증하거나 통신 시설 훼손으로 일반 통신망이 마비되는 상황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각 기관은 재난안전통신망에 접속하기 위해 전용 단말기를 보유해야 한다.
문제는 한강버스가 재난안전통신망 단말기를 확보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한강버스는 재난안전통신망 단말기를 0대 보유 중이다. 한강버스에서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경찰·소방·서울시·한강버스 관계자들이 서로 다른 통신망을 사용하거나 일반 통신망 마비 우려 속에 개인 휴대전화로 소통해야 한다. 구조 작업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한강버스는 단말기 부재로 서울시 재난안전실이 주관하는 재난안전통신망 공통통화그룹 훈련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재난안전통신망에 편입된 기관들은 단말기에 익숙해지기 위해 서로 교신하는 공통통화그룹 훈련을 매일 한다. 한강버스는 안전성 향상을 목표로 정식 운항을 잠시 중단하고 지난 9월 29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시범 운항을 했다. 하지만 이 기간에도 재난안전통신망 훈련을 하지 못하고 지난 1일부터 다시 승객을 태우게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올해 내에 단말기를 12대 확보해 한강버스 101~112호 선박에 1대씩 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치 즉시 공통통화그룹 훈련에 한강버스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용헌 기자 y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