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본궤도…‘수산 유통 혁신’ 신호탄

입력 2025-11-10 14:28
HJ중공업 기술제안 조감도./ 조감도=부산시 제공

10년 넘게 지연된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사업이 공사계약 체결로 본궤도에 올랐다. 부산 수산업의 핵심 기반이자 국내 최대 위판장이 새롭게 탈바꿈할 발판이 마련됐다.

부산시는 10일 조달청을 통해 HJ중공업 컨소시엄과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사업’ 공사계약을 공식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수차례 좌초 위기에 놓였던 숙원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전환점으로, 올해 연말 착공을 거쳐 2029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총 2412억원(국비 1655억, 시비 499억, 자부담 258억)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부지 6만198㎡, 연면적 6만1971㎡ 규모로 진행된다. 1973년 개장 이후 반세기 넘게 부산 수산업의 심장 역할을 해온 공동어시장은 이번 현대화를 통해 낡은 개방형 경매시설을 밀폐형 저온 위판장으로 바꾸고, 위생자동 물류시스템과 중앙도매시장 기능을 갖춘 첨단 유통기지로 거듭난다.

그동안 사업이 10년 가까이 지연된 원인은 어시장 측과의 의견 충돌이었다. 부산시는 올해 8월부터 해양농수산국을 중심으로 ‘설계도서 보완 협의체’를 꾸려 해수부, 수협중앙회, 6개 수협 조합장, 시공사 등과 협의를 이어왔다. 협의체는 주 1회 정례 회의를 열어 위판장 폭 확대, 기둥 간격 조정 등 현장의 요구를 설계에 반영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어시장과의 신뢰를 회복했고, 연내 착공을 위한 행정 절차도 마무리됐다.

공사는 위판 기능이 유지될 수 있도록 3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성수기(10~3월)에는 공사를 최소화하고, 비수기를 중심으로 ▲우측 본관 및 돌출 둑 ▲업무시설과 중앙위판장 ▲좌측 본관 순으로 공사가 이어진다. 시는 공사 중에도 위판장 면적의 60~70%를 유지해 어업 활동의 차질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사업은 2014년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비용편익비율(B/C) 2.37을 기록하며 경제성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행정 절차와 내부 갈등으로 수년간 표류했다. 이번 계약 체결로 공공과 민간, 어업인이 협력하는 새로운 수산 유통 모델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번 공사계약 체결은 부산 수산업의 미래를 여는 역사적 전환점”이라며 “부산공동어시장을 대한민국 수산 유통 혁신의 중심이자 글로벌 수산 허브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