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하늘길 막혀”…광주시,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취항 재추진

입력 2025-11-10 14:04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56일 만인 지난 2월 24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교육용 훈련기가 비행 훈련을 마치고 착륙하고 있다. 항공 당국은 교육 기관이 주간에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을 사용하지 않는 시계 비행을 허가했다. 연합뉴스

광주광역시가 무안국제공항 폐쇄 장기화로 시·도민들의 피해가 커지자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취항을 재추진 한다.

광주시는 10일 ‘단절된 호남의 하늘길, 정부의 책임 있는 대책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이날 국토부에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취항을 다시 신청 한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입장문에서 “국토부가 최근 발표한 올 10월부터 2026년 3월까지의 ‘2025년 동계 정기편 항공 일정’에서 무안국제공항이 제외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번 결정으로 내년 3월까지 호남권의 하늘길이 사실상 막히게 됐으며, 지역의 항공 접근성이 단절되는 상황이 이어지게 됐다. 이로 인해 광주·전남 시·도민의 불편은 지속되고, 지역경제 전반에도 심각한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내년 3월 이후에도 무안국제공항 정상화 시점을 확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현재와 같은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무안국제공항의 정상화가 상당 기간 지연될 우려가 크다”며,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취항 재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브리핑에 나선 김영선 광주시 통합공항교통국장은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의 가장 큰 피해자는 유가족이고, 그 다음은 광주·전남 시·도민이다”면서 “시·도민들의 피해를 더이상 묵과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일 광주관광협회도 성명을 내고 “광주 여행업계는 2000억원 상당의 매출 손실을 입었으며 3000명 관광업계 종사자들은 붕괴 직전에 놓였다”며,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취항을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 6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광주관광협회가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취항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이미 지난 4월 한 차례 광주시의 국제선 임시취항 신청을 반려한 국토부가 기존 입장을 번복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당시 국토부는 “중장기적으로 광주공항을 무안국제공항으로 통합, 이전하기로 한 상황에서 광주공항에 국제선 부정기편 임시취항을 위한 시설 설치와 투자가 어렵다”며 광주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토부는 이달 초에도 “무안국제공항 재개항을 기다려달라”는 기존 입장을 광주시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무안공항 재개항 시점은 12월로 예정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참사 조사 결과 발표와 함께 로컬라이저(방위각시설) 철거 공사 관련 유가족협의회와의 협의가 진전되면 안전성 검사 등을 거쳐 확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폐쇄된 무안국제공항은 당초 올해 재개항 예정이었으나, 사고 조사 등이 지연되면서 폐쇄 기간이 내년 1월 5일까지로 연장됐다.

광주=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