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없어 문닫은 희망진료소…대구의료복지 퇴행 우려

입력 2025-11-10 11:16 수정 2025-11-10 13:35
국민DB

의료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의료 시설 운영을 중단하거나 개소를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대구지역 의료복지 후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0일 대구시와 대구시의회에 따르면 노숙인과 쪽방 거주민 등을 위한 대구희망진료소가 공중보건의를 확보하지 못해 최근 운영을 중단했다.

2014년 문을 연 대구희망진료소는 기존 노숙인 등을 위한 의료서비스를 한곳에 모은 전국 최초 모델로 소개됐다. 이후 지역 의료취약계층을 위한 의료복지 대명사 역할을 해왔다. 진료소에는 공보의 1명과 간호사 2명이 근무했지만 올해 4월 공보의가 복무 만료로 진료소를 떠났고 후임을 받지 못해 공백이 생겼다. 간호인력 2명도 원래 있던 대구쪽방상담소와 대구노숙인종합지원센터로 돌아갔다고 한다. 대구시의회는 최근 대구시 행정사무감사에서 이를 지적하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보건소에 먼저 공보의가 배정되는 등 공보의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역 공공의료 자원을 동원해 지원 사업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공보의 확보에도 노력을 더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의료원 통합난임치료센터 개소 지연도 도마에 올랐다. 통합난임치료센터는 지역 난임부부들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한 것으로 올해 상반기 개소가 목표였지만 전문 의료진 확보에 난항을 겪으면서 사업이 잠정 중단됐다.

대구시의회에서는 개소 지연이 단순히 의료진이 없어 벌어진 일이 아니라 충분한 준비 없이 급하게 진행한 졸속 행정의 결과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2023년 대구시로 편입된 군위군의 의료 공백도 문제로 지적됐다. 군위군은 의료취약지역으로 꼽힌다. 병원 부족은 물론 야간·응급의료 미비로 광역시에서 누릴 수 있는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에서 광역시로 관할이 바뀜에 따라 정부 차원의 의료지원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는 종합병원이 들어서기 전까지 대구 도심 종합병원들과의 원격 협진을 통해 보다 나은 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