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의 날,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우유 한 잔의 가치

입력 2025-11-10 10:22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는 11월 11일 ‘농업인의 날’을 맞아 “우리가 마시는 우유 한 잔은 낙농가의 구슬땀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이라며 국산 우유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품질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낙농업의 꾸준함과 헌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낙농업은 농업 중에서도 가장 꾸준함을 요구하는 분야로 꼽힌다. 젖소는 살아 있는 생명체로 매일 우유를 생산하기 때문에 낙농가의 하루는 365일 멈추지 않는다. “부모 상 중에도 우유는 짜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젖소의 생리주기와 건강은 단 하루도 방치할 수 없다. 이는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생명을 돌보고 품질을 지켜내는 일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낙농가가 젖소 한 마리에 투입하는 연간 노동시간은 약 71시간이며, 그중 42%인 30시간이 착유작업에 해당한다. 착유는 새벽 6시와 오후 6시 두 차례 진행되며, 준비와 마무리까지 포함하면 낙농인의 하루는 새벽 4시에 시작해 오후 8시에야 끝난다. 이 고된 일상은 단지 우유를 생산하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더 깨끗하고 안전한 원유’를 만들기 위한 철저한 관리의 시간이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국산 우유는 세계적으로도 높은 품질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99% 이상이 1등급 판정을 받고 있으며, 1등급 기준은 체세포수 20만개 미만, 세균수 3만개 미만이다.

이는 세균수 10만개 이하를 기준으로 하는 미국이나, 체세포수 40만개 이하를 허용하는 EU보다 훨씬 까다로운 기준이다. 위생 관리, 사양 관리, 젖소 건강 모니터링 등 과학적이고 정밀한 현장 관리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경기 화성시에서 새안양목장을 운영하는 이복열 대표는 “낙농업은 단순히 가축을 기르는 일이 아니라 젖소와 대화하듯 교감하며 건강 상태를 읽어내는 일”이라며 “그 교감과 세심함이 우유의 품질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낙농업은 사료를 주고 출하를 기다리는 축산과 달리, 젖소와의 일상적인 교감과 세심한 관찰이 품질을 결정짓는다.

이승호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은 “낙농업은 젖소의 건강, 목장 환경, 위생관리 등 모든 요소를 정밀하게 조율해야 하는 종합적 농업”이라며 “이러한 꾸준한 관리가 신선한 국산 우유의 품질을 지키고, 지역 농촌의 지속가능성과 미래 세대의 건강한 식문화를 이어가는 힘이 된다”고 말했다.

포천=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