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불장’에도 개인 54%는 손실…‘이 주식’이 원흉?

입력 2025-11-10 06:47 수정 2025-11-10 10:17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올해 들어 코스피가 급등하며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의 54%는 평균 931만원에 달하는 손실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실을 본 투자자 9명 중 1명은 카카오 주식을 들고 있었다.

10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국내 주식 잔고를 보유한 고객 240만명의 계좌를 분석한 결과, 수익이 발생한 투자자 비율보다 손실이 발생한 비율이 더 높았다. 이날은 장중 코스피 지수가 처음으로 4100을 처음 돌파한 날이다.

해당일 기준으로 NH투자증권에 국내 주식 잔고를 보유한 240만1502명 가운데 손실이 발생한 투자자는 131만2296명(54.6%)이었다.

이들의 손실 금액은 총 12조2154억원으로, 1인당 평균 931만원의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손실액을 금액별로 나눠보면 10만원 이상~100만원 미만 손실이 발생한 투자자 수가 34만9084명(26.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만원 미만 31만1107명(23.7%), 300만원 이상~1000만원 이하 21만2944명(16.2%), 100만원 이상~300만원 미만 20만5765명(15.7%) 등의 순이었다.

그 외 1000만원 이상~3000만원 미만이 13만9249명(10.6%)이었으며 5000만원 이상 손실을 기록 중인 투자자도 5만3405명(4.1%)을 기록했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와 50대 중년층의 투자 성적이 좋지 못했다.

특히 50대는 60.1%(34만7285명)가 손실 상황으로 나타났으며 40대도 59.7%(32만158명)가 손실을 보고 있다.

손실 발생 비율이 가장 낮은 연령대는 미성년(33.9%, 3만3231명)이었다. 20대도 손실 비율이 44.3%(10만8737명)로 낮은 편이었다.

30대의 손실 발생 비율은 절반 정도인 52.1%(25만8258명)였다.

손실금액 면에서는 60대 이상 투자자의 손실액이 평균 1369만원으로 가장 컸다.

50대는 평균 1257만원이고 40대 929만원, 30대 479만원, 20대 215만원, 미성년 153만원 등 연령대가 낮을수록 손실액이 적었다.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보유한 종목 중 가장 큰 손실을 가져온 종목은 포스코홀딩스로 나타났다.

손실 투자자들의 전체 손실금액 합계에서 해당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손실금액 비중)을 계산해 나온 값으로, 포스코홀딩스의 손실금액 비중은 2.7%다.

이 외에 카카오(손실금액 비중 2.2%), 금양(1.7%), 에코프로비엠(1.7%), 에코프로(1.3%), 셀트리온(1.2%), SK바이오사이언스(1.0%), 신라젠(0.9%), 엔켐(0.9%) 등도 손실금액 비중이 높았다.

이들 종목 가운데 카카오를 보유한 고객이 15만4021명으로 가장 많았다.

계좌가 손실 상태인 고객 131만2296명 가운데 11.7%는 카카오를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는 의미다.

카카오 주가는 2021년 16만원대까지 치솟았으나 현재는 6만원 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카카오 주가가 급등했을 당시 매수했다가 가격이 하락하자 주가가 오를 때까지 ‘버티기’에 들어간 투자자들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손실 고객 중 7만751명은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주식을 보유한 고객은 각각 5만6605명, 5만595명으로 나타났다.

2023년쯤 2차전지주가 주목받으며 급등했을 때 대장주로 손꼽히던 종목들이다.

마찬가지로 당시 매입한 개인투자자들이 원금 회복을 기다리며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해석했다.

반대로 수익이 발생한 고객이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은 삼성전자(41만78명)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3월 중순까지만 해도 5만원대였으나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이달에는 11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연초(1월 2일 종가 5만3400원)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뛴 셈이다.

이러한 주가 급등세에 수익이 발생한 투자자들의 계좌에서 삼성전자의 수익금 비중은 19.5%에 달했다.

삼성전자 우선주를 가진 수익 고객도 10만1488명이었다.

SK하이닉스도 수익금액 비중이 9.0%, 잔고 보유 고객 수가 9만2359명으로 집계돼 반도체 업종의 상승세가 투자자들의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수익 고객 중 미국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타이거(TIGER) 미국S&P500’ 보유자는 14만6718명이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