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런은 기본, 몸싸움도 불사…스타벅스 ‘곰 유리컵’ 대란

입력 2025-11-09 20:35
미국 스타벅스가 최근 출시한 '베어리스타 콜드컵'. 인스타그램 캡처

미국 스타벅스가 최근 한정판으로 출시한 곰 모양 유리컵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매장이 열기 전 미리 대기하는 ‘오픈런’은 물론, 이를 사기 위해 몰려든 소비자간 몸싸움까지 벌어지는 모양새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스타벅스는 연말을 맞아 지난 5일 새로운 한정판 ‘베어리스타 콜드컵’을 출시했다. 이 유리컵은 초록색 모자를 쓴 곰이 스타벅스 로고가 박힌 컵을 든 모양이다. 머리 위쪽으로 빨대를 꽂을 수 있는 형태로 가격은 29.95달러(약 4만4000원)다.

출시 당일 각 지역의 스타벅스 매장 앞에는 컵을 사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WSJ는 “적은 재고를 두고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뉴저지주 노스 콜드웰의 TV 진행자인 제리아나 리차드디는 이날 오전 4시30분쯤 인근 스타벅스에 방문했다가 베어리스타 컵을 두고 손님들이 몸싸움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는 “(베어리스타 콜드컵이) 수집품인 건 알지만 다이아몬드도 아닌데 다 큰 남자가 소녀들과 싸우고 있었다”며 SNS에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 속에는 한 남성과 다른 고객이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담겼다.

로스앤젤레스(LA)에 거주하는 시드니 토마스(16)는 이 컵을 사기 위해 오전 3시에 일어났다고 WSJ에 밝혔다. 토마스는 “이 컵을 정말 갖고 싶어서 ‘얻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토마스가 어머니와 함께 매장에 도착한 오전 5시쯤에는 이미 줄이 길어진 상황이었다. 그는 매장 8곳을 찾아 헤맨 후에야 컵을 구매할 수 있었다. 토마스는 “내가 본 컵 중 가장 귀엽다”며 “매일 매일 쓰겠다”고 환호했다.

베어리스타 컵을 구매한 일부는 웃돈을 붙여 중고거래에 나서기도 했다. 미 경제 매체 포천은 해당 컵이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최소 300달러(약 44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컵을 구하지 못한 소비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스타벅스는 사과문을 게시했다. 스타벅스 측은 “수요가 우리의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었다”며 “많은 고객이 컵을 기대해주셨던 점을 알고 있다. 실망감을 드려 죄송하다”고 했다. 다만 재입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번 홀리데이 시즌에 더욱 흥미로운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선을 그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