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현장 아닌 병상에서…소방관 2명, 백혈병환자 생명 구해 [아살세]

입력 2025-11-09 15:52
소방관과 백혈병 환자 모습. 생성형 인공지능(AI)로 그린 이미지

경북 예천소방서 소속 소방관 2명이 백혈병 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해 새 생명을 선물했다.

경상북도 소방본부는 예천소방서에 근무하는 오재형 소방장과 오혜정 소방교가 최근 익명의 백혈병 환자에게 각각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고 9일 밝혔다.

지보119안전센터에서 근무 중인 오재형 소방장은 2003년 헌혈을 계기로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자로 등록했으며, 22년 만에 유전자가 일치하는 환자가 나타나 기증을 실천했다. 그는 “23년 전 등록할 때는 막연했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망설임이 없었다”며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사실이 큰 보람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오혜정 소방교는 2013년 조혈모세포 기증을 서약한 뒤 약 12년 만에 조직적합성항원(HLA)이 일치한다는 연락을 받고 대구의 한 병원에서 기증을 진행했다. 2020년 임용된 오 소방교는 구급 업무를 담당하며 심폐소생술로 환자를 소생시켜 ‘하트 세이버’ 표창을 받았고, 평소 13차례의 헌혈을 이어오는 등 생명 나눔을 꾸준히 실천해왔다.​

박성열 경북소방본부장은 “두 대원이 보여준 용기와 따뜻한 나눔은 소방의 본질인 생명 존중 정신을 그대로 실천한 사례”라며 “타인을 위해 헌신하는 마음이 지역사회에 큰 울림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