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항공 관제사 인력 부족으로 인한 항공대란이 현실화됐다. 항공편 수천 편이 결항·지연되며 미국의 하늘길이 마비 상태에 빠졌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연방항공청(FAA)이 항공편 운항 감축을 지시한 지 이틀째인 이날 하루에만 1460편의 항공편이 취소되고 6000편의 운항이 지연됐다. 전날인 7일에도 1025편이 결항하고 7000여편이 지연되는 등 이틀간 1만6000편 넘는 항공편이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혼잡도가 극심한 애틀랜타 공항에서는 항공편 운항이 평균 282분 지연됐다.
이번 사태는 정부 셧다운 장기화로 항공 관제사들이 급여를 받지 못하게 되자 출근율이 급감하면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FAA는 관제사 인력 부족과 피로도 증가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40개 주요 공항의 항공편 운항을 10%까지 단계적으로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뉴욕, 시카고, 애틀랜타 등 미국의 주요 허브공항이 모두 감축 대상에 포함됐으며, 아메리칸 항공, 델타 항공, 사우스웨스트 항공, 유나이티드 항공 등 주요 항공사가 영향을 받고 있다.
숀 더피 미 교통부 장관은 “더 많은 관제사가 출근하지 않으면 항공편을 20%까지 감축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브라이언 베드포드 FAA 청장은 지난주 초 “관제사 가운데 20~40%가 출근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셧다운 사태 해결을 위한 여야 협상은 계속되고 있다. 존 슌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협상에 긍정적인 전환점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합의안은 나오지 않았다. 상원은 이례적으로 일요일인 9일에도 회의를 열어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