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핑 올림픽’ WADA 총회, 12월 1일 부산서 개막

입력 2025-11-09 14:03
박형준 부산시장(왼쪽 세 번째)이 8월 28일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위톨드 반카 세계도핑방지기구(WADA) 회장(가운데) 등 WADA 회장단을 접견하고, 12월 열릴 WADA 총회 준비 현황을 공유했다. /부산시 제공

6년마다 열리는 세계도핑방지기구(WADA) 총회가 오는 12월 부산에서 열린다. ‘반도핑 올림픽’으로 불리는 이번 회의에는 191개국 2000여명이 참가해 공정 스포츠 규약을 논의한다. 아시아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시는 다음 달 1일부터 5일까지 WADA 총회를 벡스코에서 연다고 9일 밝혔다. 각국 정부 대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국제경기연맹, 국가별 도핑방지기구(NADO) 인사 등이 참석해 2027년부터 2032년까지 모든 스포츠에 적용될 도핑방지규약(Code)과 국제표준(Standards)을 제·개정한다. 이 개정안은 향후 6년간 전 세계 스포츠 현장의 기준으로 적용된다.

WADA는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포함한 모든 스포츠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국제기구로, 1999년 스위스 로잔에서 출범한 이후 6년마다 총회를 통해 규약을 전면 개정해 왔다. 부산총회에서는 도핑 방지 절차의 투명성 강화, 미성년 선수 보호, 치료목적사용면책(TUE) 제도 개선, 선수 인권 보장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된다.

총회 첫날에는 WADA 선수위원회와 참석자를 위한 VIP 만찬이, 2일에는 집행위원회·분과위원회·개회식과 프리칵테일 행사가 열린다. 3~4일에는 본회의와 환영 만찬, 문화 프로그램이 이어지고, 마지막 날에는 폐회식·이사회·‘부산선언(Busan Declaration)’ 발표가 예정돼 있다.

시와 공동주관 기관인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는 시민이 함께 공감하는 총회를 위해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쳐왔다. 지난달 부산시민공원에서 열린 ‘달밤에체조 부산 챌린지’에서는 KADA가 ‘2025 WADA 총회’ 홍보 부스를 설치해 시민들에게 도핑방지의 의미를 알렸다. 전 여자 모굴스키 국가대표 서정화 KADA 선수위원이 참여해 시민들과 체육 프로그램을 함께했고, 현장에서는 도핑방지 퀴즈, 가상현실(VR) 체험, 폴라로이드 사진 촬영 등 체험 행사가 진행됐다. 행사장 전광판에서는 총회 홍보영상이 상영돼 시민 관심을 높였다.

지난 8월에는 위톨드 반카 WADA 회장이 방한해 박형준 부산시장, 양윤준 KADA 위원장과 만나 총회 준비 현황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반카 회장은 부산 지역 체육 전공 대학생들과 ‘클린 스포츠 토크쇼’를 열어 공정 스포츠의 가치를 강조하며 청년 세대와 소통했다. 또 부산시와 KADA는 공식 캐릭터 ‘부기’와 ‘톤톤’이 출연한 홍보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공개했다.

개회식 당일에는 올림픽·패럴림픽 메달리스트로 구성된 WADA·KADA 선수위원단이 부산지역 학교를 방문해 도핑방지 교육과 멘토링, 원포인트 레슨을 진행한다. 김연경(배구)·김나라(체조)·홍석만(휠체어육상) 등 세계적 선수들이
학생들에게 공정한 스포츠의 의미를 전할 예정이다.

시는 이번 총회를 계기로 공정 스포츠의 수도이자 글로벌 스포츠 허브 도시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박 시장은 “부산은 이번 총회를 통해 공정과 신뢰를 상징하는 도시로 거듭날 것”이라며 “세계 스포츠의 새로운 기준이 부산에서 세워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