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 16세 이하(U-16) 대표팀이 2025 U-16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첫 우승을 달성했다. ‘포스트 김연경’으로 불리는 손서연(경해여중)은 대회 내내 맹활약을 펼치며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왕을 동시에 차지해 2관왕에 올랐다.
대표팀은 9일(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대만을 세트 스코어 3대 2(26-28 25-21 25-11 19-25 15-13)로 꺾고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2023년 창설돼 2회차를 맞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한국 연령별 대표팀이 아시아청소년선수권 우승한 건 남녀부를 통틀어 2004년 이후 21년 만이다. 당시 남자부에서 박철우 우리카드 코치와 문성민 현대캐피탈 코치가 주축을 이뤄 우승을 일궈냈다. 여자부 우승은 1980년 이후 무려 45년 만이다.
준결승에서 초대 챔피언 일본을 풀세트 접전 끝에 누른 대표팀은 이날도 혈투를 벌였다. 1세트부터 듀스에 접어들었고, 26-26에서 상대에게 후위 공격과 이서인의 토스 범실로 세트를 내줬다.
2세트 삼각편대를 이루는 손서연(이상 경해여중)과 박예영(천안봉서중), 장수인(경남여중)이 살아나며 반격에 성공했다. 21-20에서 손서연의 연타와 장수인의 블로킹으로 점수 차를 벌렸고, 24-21에서 장수인의 득점으로 경기의 균형을 맞췄다.
기세를 탄 대표팀은 3세트 초반 7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손쉽게 세트를 가져왔다. 그러나 4세트 13-8 리드 상황에서 연속 6실점을 허용하며 분위기를 내줬고, 승부는 최종 5세트로 이어졌다. 5세트에서도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으나 14-13 매치 포인트에서 장수인이 대각선 공격을 성공하며 승부를 매듭지었다.
대표팀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중국에 세트스코어 2대 3으로 패하며 불안한 시작을 알렸다. 그러나 이후 카자흐스탄과 카타르에 차례로 셧아웃 승리를 거두며 8강에 진출했다. 8강에서도 홍콩을 셧아웃으로 제압한 대표팀은 내년 칠레에서 열리는 17세 이하(U-17)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확보했다. 이번 대회 최종 성적은 5승 1패다.
이번 대회는 런던 올림픽 세대 이후 ‘황금세대’의 등장을 예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리틀 김연경’ 손서연은 이날도 30점을 올리며 대회 전체 141득점으로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석권했다. 주전 세터 이서인은 세터 부문 1위에 올랐으며 장수인, 박예영, 이다연(중앙여중) 등도 대회 내내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