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현 야구대표팀 감독이 9일 “오늘 경기에서는 안현민, 노시환, 김성윤, 송성문을 제외한 나머지 자리에서 선발 라인업에 변화가 있다”며 “소속팀에서도 상위 타순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신민재가 톱타자로 나선다”고 밝혔다.
류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이날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체코와 K-베이스볼 시리즈 2차전을 치른다. 전날 열린 1차전에서 체코를 3대 0으로 꺾은 대표팀은 2연승에 도전한다.
류 감독은 이번 평가전의 의미를 강조했다. 대표팀은 이번 주말 체코와 2연전을 마친 뒤 일본 도쿄로 이동해 주말 동안 일본과 두 차례 연습 경기를 가진다. 류 감독은 “이번 평가전 엔트리에 포함된 34명 모두가 WBC 본선 엔트리에 들 수는 없겠지만, 이들이 주축을 이룰 것”이라며 “이번 평가전을 통해 국제 대회 적응력을 높인다면 WBC 본선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선수들이 경기 후 ‘긴장을 많이 했다’고 하더라”며 “이 과정도 결국 좋은 방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수들도 리그와 다른 규정에도 순조롭게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이 적용되지 않았음에도 전날 체코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리그보다 5초가량 짧은 피치 클록에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 류 감독은 “이호성이 피치클록을 영리하게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다음 주 일본전에서는 네 명의 심판 중 두 명이 MLB 소속이라고 들었다. 선수들이 본 대회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체코에 대한 경계심도 늦추지 않았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리보다 한 단계 아래로 평가받지만, 전날 대표팀 타선을 5안타로 묶었다. 류 감독은 “WBC 1라운드 첫 경기 상대가 체코다. 이 경기를 목표로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체코 타자들이 구위형 투수를 상대로는 어려움을 겪었으나 시속 145㎞ 이하의 공은 공략했다. 이를 기준으로 전력 분석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동주(한화)와 원태인(삼성) 등 일부 투수들의 등판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류 감독은 “저번에도 말했다시피, 지금 감독이 욕심을 내면 선수에게 탈이 날 수 있다”며 “이들이 포스트시즌을 거치면서 피로도가 쌓인 상태라 이번 평가전 등판 여부는 확답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대표팀 선수단은 이날 오전 국가대표 사령탑으로서 첫 승을 거둔 류 감독에게 깜짝 파티를 준비했다. 선수들에게 케익과 꽃다발을 선물받은 류 감독은 “대표팀 지도자 생활을 오래 해봤지만, 이런 이벤트를 본 적이 없었다”며 “정말 놀랐고 기분이 좋았다. 내년 상반기까지 선수들과 활발히 소통해 지금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