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자유와 기술, 신앙을 함께 가진 유일한 나라입니다. 세계 어디에도 한국처럼 부흥의 역사를 가진 교회는 없습니다.”
칼리토 파이스(55) 브라질 상파울루 씨다지교회(Igreja da Cidade) 목사는 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국교회를 향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 한국에서 열린 국제 복음주의 행사 참석차 방한한 파이스 목사는 “한국교회는 여전히 세계가 배우는 모델”이라며 “다만 부흥의 불을 계속 태우려면 새로운 장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파이스 목사가 최근 참석한 글로벌 하비스트 서밋(Global Harvest Summit·이하 GHS)2025는 150개국 복음주의권 지도자 1000여명이 제주 서귀포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 모여 진행한 행사다. 그는 “다국적 지도자들이 한국교회의 초청에 기꺼이 응한 것은 한국교회가 세계 복음주의 진영 안에서 그만큼 신뢰받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그 신뢰는 한국교회 선배 신앙인들이 기도와 헌신으로 쌓아온 영적 유산”이라고 했다.
파이스 목사는 한국교회를 “아시아 복음의 중심축”이라고 표현했다.
“중국과 북한은 신앙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습니다. 일본은 기술력과 경제력은 탁월하지만 그로 인해 신앙이 사회의 중심에 자리 잡기 쉽지 않습니다. 필리핀은 신앙의 열정이 살아 있으나, 여전히 경제적 여건이 복음 확산의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다릅니다.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세계가 사용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전 세계에 복음을 전하는 데 가장 유리한 토양을 한국에 주셨습니다.”
그는 “전 세계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한국의 부흥사를 기억하고 있다”며 “신앙과 문명, 기술이 결합된 보기 드문 나라라는 점에서 한국은 세계교회의 신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출신인 파이스 목사는 1997년 상파울루 인근 상조제두스캄푸스의 씨다지교회 담임으로 부임했다. 당시 교인 수 600명이던 교회는 현재 출석 성도 3만명, 19개 캠퍼스를 둔 브라질을 대표하는 교회로 성장했다.
성장이 아닌 교회 본질에 초점을 둔 목회가 교회 성장의 발판이 됐다. 그는 2000년대 초반 미국 새들백교회(Saddleback Church)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해 ‘목적이 이끄는 교회(Purpose Driven Church)’ 운동을 접한 뒤, 그 철학을 브라질 교회 현실에 맞게 적용했다.
‘교회는 교회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지역사회와 세상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신념은 예배·교제·제자훈련·사역·선교의 다섯 가지 목적을 균형 있게 실천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했다. 현재 씨다지교회에는 2000여명의 소그룹 리더와 30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활동하며, 매년 2000명 이상이 침례를 받는다. 지금까지 44개의 새 교회를 개척했다.
파이스 목사는 세계 30개국 2100개 교회가 참여하는 ‘인스파이어 네트워크(Inspire Network)’ 대표로 활동한다. 이 네트워크는 교단이나 교리에 얽매이지 않고 기도, 멘토링, 자료 공유, 관계의 테이블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파이스 목사는 “모든 교회가 각자의 부르심에 맞게 성장하도록 돕는 플랫폼”이라고 인스파이어 네트워크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인스피아어 네트워크가 부흥의 역동성이 줄어든 한국 교회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 넣을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한국은 세계교회가 신뢰하는 공동체이고 브라질은 지금 역동적인 부흥을 경험하고 있다”며 “두 나라의 역량을 합치면 하나님이 준비하시는 영혼 구원 사역에 상승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교회를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파이스 목사는 “과거 한국교회가 하나님으로부터 적지 않은 부흥의 자산을 발급받았다”면서도 “그것을 유지하려면 다음세대를 세우고, 기도와 헌신으로 다시 채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나님은 지난 50년 동안 한국 땅에 성령의 불길을 머물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장작을 더 넣지 않으면 불은 꺼질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날의 한국교회는 과거 부흥의 창고에서 영적 자산을 꺼내 쓰는 단계에 있다. 그러나 추가 인풋이 없으면 잔고는 소멸합니다.”
파이스 목사는 내년 6월 브라질 상조제두스캄푸스 씨다지교회에서 열리는 ‘씨다지 리더십 콘퍼런스’와 11월 GHS 2026을 소개하며 한국교회를 초청했다.
“하나님이 한국에 허락하신 불길은 아직 꺼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불을 지필 새로운 세대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브라질 교회와의 협력이 그 발판이 되길 기대합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