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통보에 앙심…기밀 1만8000건 빼돌린 인텔 직원

입력 2025-11-09 11:09 수정 2025-11-09 11:16
인텔 본사 전경. 인텔 제공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 인텔에서 해고된 직원이 회사 기밀을 빼돌리는 일이 벌어졌다.

AP 통신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서부 연방지법은 인텔이 최근 자사 엔지니어였던 뤄진펑씨를 상대로 훔친 기밀 정보를 반환하고 손해를 배상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뤄씨는 2014년부터 인텔에서 반도체 설계 및 검증에 사용되는 전자설계자동화(EDA)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했다.

뤄씨는 지난 7월 초 회사로부터 해고를 통보받고 회사 컴퓨터에서 1만8000건에 달하는 자료를 내려받았다. 이후 외장 하드디스크로 파일을 옮기려 했지만 차단 당했다. 이후 그는 발각되기 나흘 전 개인용 네트워크 저장장치(NAS)를 연결하는 수법으로 자료를 빼돌렸다.

인텔은 뤄씨가 빼돌린 자료에 자사의 사업 정보와 기밀 정보가 들어 있었으며, 그중에는 최고 기밀(Top Secret)로 표시된 것도 있었다고 밝혔다. 인텔은 뤄씨에게 전화, 이메일, 우편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연락을 취했지만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 인텔은 기밀이 외부에 유출된 정황이 있는지는 소장에 언급하지 않았다.

인텔은 법원에 뤄씨가 취득한 기밀 정보를 반환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하고, 이 정보를 사용하고나 복사·전송·공개하지 못하도록 하고 증거를 삭제·파기·변경하지도 못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뤄씨를 상대로 최소 25만 달러(약 3억6000만원)의 손해배상과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