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징후 감지로 밤사이 수색·구조 작업이 중단된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현장에서 소방당국이 9일 실종 매몰자 수색을 재개했다.
무너진 보일러 타워 5호기의 2차 붕괴 우려와 양 옆에 있는 4·6호기의 붕괴 위험에 따라 인력은 투입하지 않고 대신 무인기(드론)를 이용한 수색을 진행중이다.
소방청은 이날 오전 사고 현장에서 김승룡 중앙긴급구조통제단장(소방청장 직무대행) 주관으로 관계부처 합동 상황판단회의를 열고 보일러 타워 5호기 내부 수색에 앞서 드론 수색 작업을 우선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밤새 내린 비와 현재 불고 있는 바람, 사고 발생 전 진행됐던 취약화 작업을 고려할 때 향후 취약화 작업이 시작되면 붕괴할 위험이 있어 구조대원의 활동이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전날 붕괴한 타워에 부착해 둔 기울기 센서가 반응하면서 경보음이 울리자 오후 5시25분쯤부터 구조·수색 인력과 장비 등을 즉시 현장 주변에서 철수시켰다.
소방당국은 당초 이날부터 5호기 양옆에 서 있는 4·6호기를 발파하기 위한 사전 취약화 작업을 할 계획이었다. 사전 취약화 작업은 대형 타워 철거 시 한 번에 쉽게 무너질 수 있도록 기둥과 철골 구조물 등을 미리 잘라놓는 것이다.
5호기는 사전 취약화 작업을 90% 진행하다 사고가 났으며, 4호기는 100%, 6호기는 75% 수준으로 진행된 상태다. 이 때문에 4·6호기 역시 추가 붕괴가 우려돼 수색·구조 작업에 중장비 투입이 어려웠다.
현장 인근을 지나는 LNG 배관에 질소를 주입해 배관을 비우는 ‘퍼징(purging) 작업’도 병행한다. 타워 발파 영향으로 배관이 폭발하는 등 2차 사고를 방지하려는 목적이다.
지난 6일 오후 2시2분쯤 울산화력발전소에서는 가로 25m, 세로 15.5m, 높이 63m 규모의 보일러 타워 5호기가 순식간에 붕괴해 현장에 있던 작업자 9명 중 7명이 매몰됐다.
매몰된 7명 중 3명이 사망했다. 2명은 숨진 것으로 추정되며, 나머지 2명은 실종된 상태다. 붕괴 현장에는 현재 실종자 2명을 포함해 5명이 아직 매몰돼 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