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300줄 주세요” 시청 직원이라며 내민 공문, 가짜였다

입력 2025-11-08 15:59
사기범이 활용한 가짜 공문. 여수시 제공

전남 여수에서 위조 공문서를 활용한 물품 구매 사기가 발생했다. 위조 공문에는 가짜 직인까지 찍혀 있었다.

8일 여수시에 따르면 전날 한 김밥집에 손님이 찾아와 자신을 시청 문화예술과 직원이라고 소개하며 김밥 300줄을 주문했다. 이 손님은 ‘25년 불꽃 축제 설문조사 음료’라는 제목의 위조 공문서를 내밀며 음료수 대리구매 또한 요청했다.

공문에는 이날 열리는 불꽃 축제 설문조사에 참여한 시민에게 제공할 음료 구입 예산을 승인한다는 내용이 담겼으며 여수시장의 가짜 직인 또한 찍혀있었다. 구매확약서 또한 첨부됐다.

김밥집 주인은 여수시에서 축제에 쓸 음식을 준비하는 것으로 속아 음료수 구매 명목으로 600만원을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량의 김밥 주문으로 소상공인을 혼란케 한 후, 예산 처리를 약속한 뒤 대리구매를 요청해 돈을 보내면 가로채는 수법인 것으로 추정된다. 여수시는 “전화, 문자메시지, 메신저 등을 통해 시청 특정 부서 공무원을 사칭한 소상공인 상대 사기가 끊이지 않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같은 ‘노쇼 사기’는 전국적으로 횡행 중이다. 공공기관, 군부대, 정당 등을 사칭해 대량 주문을 한 후 다른 업체나 개인에게 대금을 입금하도록 유도해 이를 가로채는 신종 사기 방식이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국 노쇼 사기는 4506건 접수됐다. 피해액은 737억원에 달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