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안에서 차(茶) 포장지로 위장된 마약류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지역 유관기관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7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청사 대회의실에서 제주해경을 비롯한 제주경찰청, 제주도청, 제주세관, 국가정보원 등 관계기관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마약 유입 대응을 위한 공조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해안가에서 발견된 마약류 현황과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합동 대응 체계 구축과 향후 수색 및 예방·홍보 활동에 대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제주해경 관계자는 “기본 사건 개요를 공유했고, 다음 주부터 매주 회의를 열어 해안가 수색과 예방 활동 일정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논의 결과에 따라 다음 주 중 관계기관 합동 수색이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마약 봉지가 발견된 제주항과 조천읍, 애월읍 등 북부 해안가를 중심으로 수색이 이뤄질 전망이다.
동원 인력 규모와 구역 배분은 오는 10일 회의에서 결정되며, 경찰·공무원·군 인력이 참여할 예정이다.
지난 10월부터 제주 해안에서는 차 봉지로 위장한 마약이 연이어 발견되고 있다.
지난달 7일 서귀포시 성산읍 광치기 해변에서 차 봉지로 위장한 케타민 20㎏이 바다지킴이에 의해 신고됐고, 2주 뒤인 24일에는 제주시 애월읍 해안에서 차 제품으로 포장된 케타민 1㎏이 발견됐다.
1주일쯤 뒤인 31일에는 제주시 조천읍 해안가에서, 하루 뒤인 1일에는 제주항에서도 차 글자가 적힌 사각 블록 형태의 포장지 안에 케타민 1㎏이 밀봉된 상태로 발견됐다. 지난 4일에는 제주시 조천읍 해안가 갯바위에서 낚시객에 의해 케타민 1㎏이 발견됐다.
5건 모두 케타민이었으며, 포장 형태가 유사했다. 일부는 경북 포항 해변에서 발견된 마약과 동일한 무늬의 포장지에 담겨 있어 유입 경로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해당 마약류가 해안 정화 활동 중인 시민이나 낚시객, 주민 등 평범한 도민들의 일상 속에서 발견되면서 제주도민은 물론 전국적으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제주해경은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마약단속국(DEA)에 사건 현황을 전달하고, 관련 정보 회신을 요청한 상태다. 회신까지는 한두 달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해경청 관계자는 ”관계기관 간 신속하고 유기적인 대응체계를 마련해 도민 안전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해안가에서 의심 물체를 발견하면 접촉하지 말고 즉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