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잇단 발견에… 다음 주 경찰·해경·군 제주 해안가 합동 수색

입력 2025-11-07 18:16
7일 제주해경청에서 마약류 해안 유입 관련 유관기관 회의가 열리고 있다. 제주해경청 제공

제주 해안에서 차(茶) 포장지로 위장된 마약류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지역 유관기관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7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청사 대회의실에서 제주해경을 비롯한 제주경찰청, 제주도청, 제주세관, 국가정보원 등 관계기관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마약 유입 대응을 위한 공조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해안가에서 발견된 마약류 현황과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합동 대응 체계 구축과 향후 수색 및 예방·홍보 활동에 대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제주해경 관계자는 “기본 사건 개요를 공유했고, 다음 주부터 매주 회의를 열어 해안가 수색과 예방 활동 일정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논의 결과에 따라 다음 주 중 관계기관 합동 수색이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마약 봉지가 발견된 제주항과 조천읍, 애월읍 등 북부 해안가를 중심으로 수색이 이뤄질 전망이다.

동원 인력 규모와 구역 배분은 오는 10일 회의에서 결정되며, 경찰·공무원·군 인력이 참여할 예정이다.

지난 10월부터 제주 해안에서는 차 봉지로 위장한 마약이 연이어 발견되고 있다.

지난달 7일 서귀포시 성산읍 광치기 해변에서 차 봉지로 위장한 케타민 20㎏이 바다지킴이에 의해 신고됐고, 2주 뒤인 24일에는 제주시 애월읍 해안에서 차 제품으로 포장된 케타민 1㎏이 발견됐다.

1주일쯤 뒤인 31일에는 제주시 조천읍 해안가에서, 하루 뒤인 1일에는 제주항에서도 차 글자가 적힌 사각 블록 형태의 포장지 안에 케타민 1㎏이 밀봉된 상태로 발견됐다. 지난 4일에는 제주시 조천읍 해안가 갯바위에서 낚시객에 의해 케타민 1㎏이 발견됐다.

5건 모두 케타민이었으며, 포장 형태가 유사했다. 일부는 경북 포항 해변에서 발견된 마약과 동일한 무늬의 포장지에 담겨 있어 유입 경로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해당 마약류가 해안 정화 활동 중인 시민이나 낚시객, 주민 등 평범한 도민들의 일상 속에서 발견되면서 제주도민은 물론 전국적으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제주해경은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마약단속국(DEA)에 사건 현황을 전달하고, 관련 정보 회신을 요청한 상태다. 회신까지는 한두 달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해경청 관계자는 ”관계기관 간 신속하고 유기적인 대응체계를 마련해 도민 안전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해안가에서 의심 물체를 발견하면 접촉하지 말고 즉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