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16일 만의 미사일 도발이다. 미국 항공모함의 한반도 전개와 잇단 대북제재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합동참모본부는 7일 “우리 군은 북한 평안북도 대관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한 발을 포착했다”며 “포착된 북한의 미사일은 약 700㎞ 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확한 제원에 대해서는 한·미가 정밀분석 중이다”며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이재명정부 출범 후 두 번째이며 지난달 22일 이후 16일 만에 이뤄졌다. 북한은 당시 황해북도 중화 일대에서 동북쪽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수 발을 발사했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미국의 전략 자산인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CVN)의 한반도 전개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조지워싱턴함은 지난 5일 군수적재 및 승조원 휴식을 위해 부산에 입항했다. 이 항모는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C와 슈퍼호넷 전투기(F/A-18), 호크아이 조기경보기(E-2C) 등 항공기 80여대를 탑재해 ‘떠다니는 군사기지’라는 별칭이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는 “사거리가 700㎞라는 건 제주도까지의 사정권이자 한반도용이라는 의미”라며 “조지워싱턴함의 부산입항에 대한 무력시위”라고 해석했다.
최근 미국 정부의 잇따른 대북제재에 불만을 표시했을 가능성도 있다. 미 재무부는 북한 정권의 사이버 범죄 수익 자금 세탁에 관여한 북한 국적자 8명과 북한에 있는 기관 2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에 앞서 미 국무부도 북한 석탄·철광석의 대중국 수출에 관여한 제3국 선박 7척을 유엔 제재 대상 지정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국방부, 합참 등 관계기관과 긴급안보상황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안보실은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 상황을 관련 기관에 지시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정부는 북한이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행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박준상 이동환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