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된 울산화력 보일러 타워 붕괴 원인은 ‘이것’

입력 2025-11-07 14:56 수정 2025-11-07 15:11

울산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보일러 타워 붕괴사고 원인에 대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7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울산 남구 용잠동 울산화력발전소에서 무너진 보일러 타워는 1981년 준공 후 40년가량 스팀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다가 2021년부터 사용이 중지된 철재 구조물이다.

동서발전은 지난해 1월 HJ중공업에 울산 기력 4·5·6호 해체 공사를 맡겼다. 당시 해체 공사 계약 금액은 575억원이었으며, 공사 기간은 27개월로, 2026년 3월까지 해체·철거를 마무리 계획이었다.

울산화력발전소 4·5·6호기 해체공사에는 구조물을 통째로 전도시키는 방식이 적용됐다. 보일러타워를 지탱하는 주요 기둥 4개 중 2개를 일정 비율로 절단해 균형을 무너뜨린 뒤 쓰러뜨리는 방식이다. 오는 16일 발파를 통해 모두 철거될 예정이었다.

사고는 타워 하단부에서 용접 절단 중 균열이 발생했고, 상부 하중을 버티지 못한 구조물이 작업 중 뒤틀리면서 연쇄적으로 붕괴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당시 작업자 9명 중에 1명은 스카이 기사로 바깥에서 작업 중이였고 나머지 8명은 5호기 보일러타워의 1m·12m·25m 지점에서 산소절단기 등을 이용해 철골을 절단했다.

1m와 12m 구간의 절단은 완료됐으나, 25m 구간 절단 도중 갑작스럽게 구조물이 무너져내렸다.

사고 당시 작업자들이 25m 높이에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해당 부분에 보일러 타워를 떠받치는 지지대나 기둥 등이 다른 지점보다 집중적으로 설치돼 있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예상보다 기둥이나 지지대가 노후화해 작은 충격에도 순간적으로 뒤틀리면서 한쪽으로 쏠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25m 구간 취약화 과정에서 구조 균형 유지가 실패했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소방 당국도 현장 브리핑에서 “구조물 기둥 등을 다 자르고 하기 때문에 거기에서 흔들렸다든지, 기울어졌다든지 여러 문제가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경찰은 작업 전에 제대로 된 안전 관련 조치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수사를 한다는 방침이다.


사고 직후 현장을 찾았던 업계 관계자는 “중심이 흔들려 한쪽으로 무게가 실렸더라도 주변에서 보일러 타워가 넘어지지 않도록 지탱해주는 와이어 작업을 했는지 등이 사고 원인에 중요한 지점이 될 수 있다”며 “와이어 작업에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이를 생략했는지 여부는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해체계획서, 절단 기록, 감리 문서, 안전관리 지시 체계 등을 확보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한편, 이번 사고로 총 9명 중 2명은 사고 즉시 구조됐으나 7명은 빠져 나오지 못했다. 이 중 3명은 사망했으며, 2명은 사망으로 추정된다. 2명은 수색 중이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