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전날 서울버스 파업 현실화?…서울 시내버스 노사 협상 결렬

입력 2025-11-07 14:05 수정 2025-11-07 17:21

서울시내버스노사가 임금·단체협상을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7일 실무협의에 들어갔으나 2시간여 만에 결렬됐다.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수능 전날 파업도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서울시내버스노동조합은 수능 전날인 12일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내버스노사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에서 중앙노사교섭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2시간도 안 돼 종료됐다. 회의에서는 임금 체계 개편을 두고 노사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내버스노사는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으로 봐야한다’는 지난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달라진 임금·단체협상 조건 때문에 지난 4월부터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달 29일 ‘동아운수 사건’(2015년 동아운수 버스 노동자들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달라며 제기한 소송) 2심에서도 같은 취지의 판결이 나오면서 노사 간 갈등이 재점화 됐다.

사측과 서울시는 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되면 인건비가 급격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상여금을 기본급으로 통합하는 방식의 임금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정기상여금은 당연히 통상임금에 포함돼야 하며, 이는 교섭의 대상이 아닌 법적 의무사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교섭회의 후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서울버스운송사업조합과 서울시는 ‘노조가 확보한 쟁의권을 포기하지 않으면 더 이상 대화하지 않겠다’며 교섭결렬을 선언하고 노동조합에 ‘파업하라’며 노사관계를 파행으로 이끌었다”고 밝혔다.

노조 측에서는 11일 자정까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 12일 새벽 첫 차부터 운행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파업 시점을 12일로 언급한 것은 이날부터 서울 시내버스 64개사의 동시 파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노조가 파업에 나서면 수험생은 물론 일반 시민들의 불편도 커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노조가 파업을 하게 되면 지하철 증회 및 연장운영, 자치구 무료 셔틀버스 운행 등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