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능욕’ 미끼로 342명 성착취한 ‘참교육단’ 총책 검거

입력 2025-11-07 12:01 수정 2025-11-07 12:04

SNS에서 ‘지인 능욕’ 합성 사진을 만들어주겠다며 접근해 피해자들에게 알몸 사진과 반성문 작성 등을 강요해 온 이른바 ‘참교육단’의 총책이 5년여 만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3대는 ‘참교육단’ 공동 총책 20대 A씨를 성 착취물 제작 등 혐의로 지난달 19일 검거해 구속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검거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작년 11월부터 1년간 진행한 ‘사이버 성폭력 집중 단속’의 일환이다. 해당 단속 기간 동안 경찰은 사이버성폭력 사범 418명을 검거하고 28명을 구속했다.

A씨는 공동 총책 B씨, C씨와 함께 2020년 7월부터 2021년 3월까지 SNS에 ‘지인능욕 사진을 합성해 주겠다’는 등을 광고하며 이를 의뢰한 이들을 협박하고 성 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는 총 342명으로 파악됐다.

텔레그램 범죄단체 '참교육단' 조직도. 서울경찰청 제공

조사 결과 A씨 등은 2020년 N번방 사건 이후 등장한 텔레그램 기반의 ‘주홍글씨’ ‘디지털교도소’ 등에서 중간 관리자(일명 ‘완장’)로 활동하다가 독자적으로 범죄조직 ‘참교육단’을 꾸린 것으로 드러났다. 조직 내부에는 수사국·정보국·사무국을 두고 피해자 물색, 유인, 협박, 성 착취물 제작 등 역할을 나눠 운영했다. 피해자들에게는 알몸 각서 제출, 일상 보고, 반성문 작성 등을 강요했고, 일부 피해자를 다시 조직원으로 포섭하기도 했다.

‘참교육단’은 2021년 8월 C씨 등 조직원 63명이 충남경찰청에 검거되며 와해됐다. 다만 A씨와 B씨는 당시 수사망을 피해 잠적했고, 서울청은 2023년 11월 ‘목사방’ 사건 수사 과정에서 A씨의 소재를 확인해 추적 끝에 검거했다. B씨에 대한 수사는 이어지고 있다. C씨는 2023년 2월 징역 13년 6개월이 확정됐다.

경찰은 이번 집중 단속에서 아동·청소년 대상 성 착취물 제작·판매와 협박을 반복한 피의자도 다수 적발했다. 유형별 검거자 중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제작 피의자가 148명(35.4%)으로 가장 많았으며, 불법 촬영물 107명(25.6%), 허위 영상물 99명(23.7%) 등이 뒤를 이었다.

경찰은 “최근 스토킹과 연계된 사이버 성폭력 범행이 발생하고 있고, 인공지능(AI) 봇을 이용한 허위 영상물 제작 등이 지속해 발생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또 피해가 발생했을 시에는 망설임 없어 신속하게 경찰(112)에 신고하거나 서울디지털성범죄안심지원센터(02-815-0382)·중앙디지털성범죄지원센터(1366)에 연락하길 당부했다.

이찬희 기자 becom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