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정부시소상공인연합회가 주최한 민간 주도의 지역 축제를 후원한 기업을 두고 한 시의원이 ‘이해충돌’ 가능성을 제기하자, 지역 상인들이 “선의로 후원에 나선 기업을 폄훼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 내 기부 문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의정부시의회가 지난 6일 개최한 제33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김동근 의정부시장을 상대로 시정질의를 진행한 김지호 시의원은 “지역 건설업체가 후원한 ‘2025 금오상생페스타&페어’ 행사는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며 특정 업체와 진행 중인 사업명까지 언급했다.
김 의원이 언급한 ‘2025 금오상생페스타&페어’는 의정부소상공인연합회가 주최하고 금오먹자골목상인회와 의정부도시공사 상권진흥센터가 함께한 민간 행사다. 축제가 열린 금오동은 김 의원의 지역구이며, 이 행사에는 시 예산이 투입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의 질의에 대해 김 시장은 “축제는 시 행사가 아닌 소상공인연합회가 업체로부터 기부금을 받아 주최한 행사로, 상권진흥센터는 행정적인 지원만 했을 뿐”이라며 “문화 기부금은 정부 차원에서도 권장되는 사항이다. 오히려 기부금을 받아 시민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는 말도 있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건설업체와 관련해 의혹이 제기될 여지가 있다면, 기부금이 복지 등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쓰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시민들에게 피로감을 주면서까지 무리하게 축제를 해야 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시정질의 내용이 공개되자 행사 주최 측과 지역 상인들은 “선의의 기부까지 정치적 의혹으로 몰아가는 것은 지역 발전 의지를 꺾는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 상인은 “행사 덕분에 오랜만에 상권이 활기를 되찾았는데, 정치적인 시각으로 폄훼당하는 것은 안타깝다”며 “지역구 의원으로서 지역 상권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지역 사회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이 자칫 기부 문화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시민은 “문제는 기부가 아니라, 기부를 의심부터 하는 시각”이라며 “이런 분위기라면 경제도 어려운 상황에서 앞으로 누가 선뜻 후원을 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축제를 후원한 기업은 의정부시의회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중계된 시정질의로 인해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 측은 “지역 상생을 위해 순수한 뜻으로 기부에 나섰는데, 사실과 다른 의혹이 공개된 본회의에서 제기돼 기업 이미지와 명예가 훼손됐다”며 “오랜 기간 지역사회에 기부와 봉사를 이어온 만큼 앞으로도 지역과 함께하는 활동은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당 후원 기업은 금오동을 기반으로 꾸준히 지역사회에 기부와 봉사를 이어온 기업으로, 코로나19 확산 당시 의정부시에 KF94 마스크 1만5000장을 기탁했고, 이후 수년간 수천만 원대의 이웃돕기 성금을 기부해 왔다. 지역 축제와 상인회 등에도 다양한 후원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