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트럼프보단 푸틴… 북·러 軍 차관급 회담 개최

입력 2025-11-07 10:0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평양 학용품공장과 교구비품공장 건설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조선중앙TV

북한과 러시아의 군 차관급 인사들이 평양에서 만나 군 정치기관 협조 문제를 논의했다. 북한의 러시아 추가 파병 움직임이 포착되는 상황에서 이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조선인민군 총정치국 대표들과 러시아 군사정치총국 대표단이 5일 평양에서 회담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회담에 북한은 박영일 총정치국 부국장, 러시아에선 빅토르 고레미킨 국방부 차관 겸 연방무력 군사정치총국장이 참석했다.

통신은 이 자리에서 “조·로(북·러) 두 나라 국가수반들의 전략적 인도 밑에 확대·심화되는 쌍무관계에 맞게 군대 정치기관들 사이의 협동과 교류와 협조를 강화하기 위한 문제들이 토의됐다”고 밝혔다.

6일에는 노광철 북한 국방상(장관)이 러시아 대표단을 만났다. 통신은 “친선적인 분위기 속에서 담화했다”고 보도했다.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은 지난해 10월 북한군 파병을 기점으로 점차 강화하는 분위기다. 노 국방상은 지난달 1일 모스크바를 찾아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을 만나 협력을 논의했는데, 이번 고레미킨 차관의 방북은 이에 대한 답방 성격으로 보인다. 특히 러시아의 ‘군사정치총국장’ 직함의 인사가 북한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측의 회담에선 최근 북한의 러시아 추가 파병 움직임이 있는 만큼, 이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4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 파병군 1만여명이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 부근에 전진 배치돼 경비 업무를 수행 중”이라며 “추가 파병에 대비한 훈련과 차출 동향이 지속해서 감지되고 있어 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러시아 파병 후 만족할만한 대가를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만족할만한 걸 얻을 수 있을 때까진 파병을 이어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계속된 회동 요청에도 당분간은 러시아와 밀착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국정원이 내년 2월 개최될 것으로 예상한 9차 당대회까지 성과 달성을 위해 러시아와 군사 협력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9차 당대회 전까지 군사·경제 분야 성과를 달성하는 것이 북한의 주요 관심사”라고 말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