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두 달 빨리 찾아온 독감이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7일 질병관리청의 의원급 독감 환자 표본감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월 26일부터 11월 1일까지 전국 300개 표본감시 의원에서 확인된 독감 증상 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22.8명으로, 일주일 만에 67% 급증했다. 이번 절기 독감 유행 기준(9.1명)의 2.5배 수준이다.
올해는 독감 유행이 지난해보다 두 달가량 빨리 찾아왔다. 지난해 같은 기간(2024년 44주차) 독감 증상 환자가 1000명당 3.9명이었던 데 비해, 올해는 5.8배가량 많다.
지난해는 12월 중순 무렵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후 빠르게 환자가 늘었다. 1월 초 유행 정점 땐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독감 환자가 기록됐는데, 질병청은 지난달 시작된 이번 유행 규모도 지난 절기와 유사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최근 독감 발생은 특히 어린이 유·소아와 청소년에 집중됐다. 지난주 7~12세 독감 증상 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68.4명으로 유행 기준의 7.5배에 달했고 1~6세는 40.6명, 13~18세는 34.4명이었다.
병원급 221곳의 입원환자 표본감시에서도 독감 입원환자가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일주일간 175명이 입원해 1주 전 대비 78.6% 증가했다. 최근 4주 연속 증가세다.
질병청은 본격적인 겨울철을 앞둔 지금이 호흡기 감염병을 막기 위한 예방접종 적기라고 강조했다. 65세 이상과 임신부, 생후 6개월∼13세 어린이는 독감 무료 접종 대상이다. 65세 이상은 코로나19 백신과 동시에 접종할 수 있다.
윤진구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 백신은 접종 후 약 2주 뒤부터 면역이 형성되며 한 번의 접종으로 한 해 겨울을 보호할 수 있다”며 “백신이 감염과 전파 자체를 줄이는 것은 물론 감염되더라도 증상을 완화하고 합병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어 가장 확실한 대비책”이라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