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울산시 남구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의 매몰자 수색·구조 작업은 소방대원들이 무너진 구조물 사이 작은 공간을 비집고 조금씩 진입하는 방식으로 밤새 이뤄질 전망이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9시30분쯤 사고 현장에서 진행한 브리핑을 통해 밤샘 수색 계획과 현장 안전 조치 계획 등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매몰 상태인 7명 중 구조물에 몸이 낀 채로 발견된 2명에 대한 구조 작업을 진행하는 동시에, 매몰 지점이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5명에 대한 수색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자갈과 흙으로 된 바닥을 파내는 방식 등으로 구조를 시도한 끝에 팔이 끼여 있는 있는 작업자 1명은 곧 구조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소방당국은 밝히기도 했다.
구조와 수색에는 8개 구조대 소속 소방대원 47명을 투입해 5명이 1개 조를 이뤄 교대로 작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장에는 무너진 구조물을 치우는 데 사용될 700t급과 500t급 등 대형 크레인 5대가 동원돼 대기 중이다.
다만 매몰자들의 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칫 추가 사고 우려가 있어, 야간에 당장 크레인을 활용하기에는 상황이 여의찮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구조물 분야 전문가들과 회의를 거쳐 크레인 투입을 비롯한 사고 수습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추가 붕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후속 조치도 이뤄진다.
이날 붕괴한 보일러 타워(5호기) 양쪽에는 현재 쌍둥이처럼 똑같이 생긴 타워 2개(4·6호기)가 서 있다.
소방당국은 이 중 6호기를 인접한 굴뚝과 와이어로 묶는 조치를 하기로 했다. 사고 수습 과정에서 추가 붕괴가 없도록 막으려는 조처다.
그러나 ‘사전 취약화 작업’이 완료된 4호기는 이런 조처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전 취약화 작업은 대형 보일러 철거 시 한 번에 쉽게 무너질 수 있도록 기둥과 철골 구조물 등을 미리 잘라놓는 작업인데, 이를 통해 이미 구조물이 취약해진 4호기를 와이어로 고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방당국은 “매몰자의 안전을 확인할 수 없어 대규모 장비 투입 등에 신중할 수밖에 없어 사고 수습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도 있다”면서 “현재로선 소방대원들이 매몰자 구조·수색에 나서는 것이 최선인데, 대원들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