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6일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 인수 절차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 생산 거점을 둔 플랙트그룹의 공조 인프라를 활용한 시너지 효과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플랙트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유럽 기반 공조 회사로, 전 세계 10여개 생산 거점과 유럽·미주·중동·아시아 등에서의 판매·서비스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플랙트 인수로 가장 기대되는 분야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다. 막대한 양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서버가 밀집하는 데이터센터 특성상 열 처리 역량이 필수다. 플랙트는 이미 글로벌 데이터센터 보유 기업과 협업해 공기냉각·액체냉각 기술 기반 AI 데이터센터용 장비와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플랙트의 핵심 상품인 개별공조 중심 솔루션을 산업·대형 건물용 솔루션으로 성장시킬 예정이다. 고성장하는 데이터센터를 대상으로 하는 중앙공조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등 B2B 사업도 계획 중에 있다.
삼성전자 기존 네트워크 시스템과의 연결도 기대되는 점이다. 모바일·가전 등을 연결하는 ‘스마트싱스 프로’와 ‘b.IoT’를 플랙트의 정밀 공조 제어 시스템과 결합하면 AI 기반 빌딩 통합 제어 플랫폼이 탄생한다. 이를 통해 스마트 빌딩과 에너지 효율 분야에서도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낼 수 있다.
삼성전자의 플랙트 인수는 이재용 회장이 주도한 두 번째 초대형 인수·합병(M&A) 사업이라는 점에서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장은 부회장 시절이던 2017년 전장·오디오 회사 ‘하만’을 인수했는데, 하반은 이후 꾸준히 수조원대 매출을 내며 삼성의 효자 자회사로 자리잡았다. 플랙트의 인수 규모는 15억 유로(약 2조4000억원)다.
노태문 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은 “플랙트 인수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공조 시장을 주도하며 고객들에게 혁신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플랙트의 기술력과 삼성전자의 AI 플랫폼을 결합해 글로벌 공조 시장에서 업계 선도 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