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위(上)파’…복음의 선명성 회복해야”

입력 2025-11-06 18:41 수정 2025-11-06 18:42
박성민(가운데) 한국 CCC 대표가 6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교회에서 변화하는 시대 교회의 역할에 대해 말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국민일보 목회자포럼(회장 이기용 목사)은 6일 서울 영등포 신길교회에서 ‘열린 토론 광장’을 열고 한국교회의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주제 발표자로 나선 박성민 한국 CCC 대표는 복음의 진리와 선명성 회복, 세상 중심의 섬김, 청년 세대 이탈 해결을 위한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포럼은 ‘교회와 정치’ ‘교회와 사회’ ‘교회와 미래’ 세 영역으로 진행됐다.

박 대표는 교회의 정치적 태도에 대해 “교회는 좌나 우가 아닌 ‘위(上)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를 피할 수 없지만 교회는 특정 세력에 기대지 말고 성경의 정의와 사랑, 하나님의 성품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목회자는 성경 원칙을 분명히 전하되 성도들이 각자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모든 것이 정치이지만 정치가 모든 것은 아니다”라는 표현을 인용한 박 대표는 “언어는 생각의 그릇이기에 교회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표현도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가 정치의 언어를 그대로 가져올 때 복음의 언어가 약해지고 그로 인해 신뢰가 흔들린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치의 논리보다 성경의 원칙을 따를 때 교회가 세상 속에서 본래의 빛을 회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회의 사회적 역할과 관련해서는 “지금 교회가 세상에서 외면받는 이유는 의도를 읽혔기 때문”이라며 “좋은 일도 교세 확장을 위한 수단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섬김의 초점을 교회 중심에서 세상 중심으로 옮겨야 한다”며 “이름을 드러내기보다 예수의 이름으로 지역사회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 이름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내세운 연합 사역이 시대적 전환의 핵심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청년 세대 교회 이탈 문제를 언급하며 “2017년 21%였던 20대 개신교인 비율이 2022년 11%로 줄었다는 통계가 있다”며 “청년들은 교회에서 자신이 왜 믿는지에 대한 답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회가 세상의 속도를 따라잡으려 애쓰기보다 방향을 새로 설정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노벨 경제학상의 주제이기도 했던 ‘창조적 파괴’의 시각”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상황을 반전시킬 실마리를 ‘믿었으나 교회를 떠난 청년’에게서 찾았다. 그는 “청년들은 정체성, 소속감, 사명감의 세 가지 결핍을 느낀다”며 “그들에게 참여와 경험의 주도권을 줘야 한다”고 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