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42·동아제약)은 KPGA투어 통산 13승으로 커리어 상금 순위 1위에 자리하고 있다. 자타가 인정하는 한국 남자 골프의 간판이다. 올해도 지난 8월31일 끝난 동아회원권그룹 오픈에서 1승이 있다.
그런 그가 시즌 2승을 향한 쾌조의 출발을 했다. 박상현은 6일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파72)에서 열린 KPGA투어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in JEJU(총상금 11억 원) 첫날 1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6개를 골라 잡아 6언더파 66타를 쳤다.
문경준(43·NH투자증권), 유송규(29)과 함께 공동 선두에 자리했다.
10번 홀(파4)에서 출발한 박상현은 12번 홀(파4)부터 14번 홀(파3)까지 3개홀 연속 버디에 이어 18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해 전반을 4타 줄인 채 마쳤다. 후반 들어서도 2번(파4)과 8번 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해 리더보드 맨 윗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라운드를 마친 뒤 박상현은 “좋은 샷 감으로 6타를 줄여 만족스럽다. 매년 2~3번 정도의 우승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동아회원권그룹 오픈’에서 이미 1번 우승을 했고 이번이 2번째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대회 전 공식 연습 라운드때부터 잘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전체적인 느낌이 좋은 상태라 이번주 기대가 된다”고 했다.
박상현은 첫날 자신의 선전은 완벽하게 관리된 코스가 한 몫했다고 했다. 그는 “코스내 수리지가 한 곳도 없다. 페어웨이, 러프 잔디 상태나 그린 상태까지 이번 시즌 최고의 코스상태라고 생각한다”라며 “선수들의 공이 떨어지는 위치가 대부분 비슷한데 페어웨이에도 디봇 없이 잘 관리돼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우승 스코어를 18~19언더파로 예상했다. 박상현은 “페어웨이가 정말 좁은 홀이 많다. 특히 15번홀(파5),16번홀(파4) 페어웨이를 잘 지켜야한다”며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 오전 비가 올 것으로 예보돼 있는데 비바람이 불었을 때 또 다른 골프장처럼 변하기 때문에 비가 안 오고 바람도 적당히 분다면 18~19언더파를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박상현은 리듬감 좋은 스윙이 트레이드마크다. 이번 대회에선 그런 스윙이 가능해 우승 기대가 된다. 그는 “이 곳은 티샷을 똑바로 쳐야 하는 코스기 때문에 세게 치는 것 보다는 리듬감 있게 스윙을 한 것이 잘 맞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주에는 그 점을 염두에 두고 더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박상현은 전장이 그닥 길지 않고 페어웨이가 좁은 코스에서 성적이 좋았다. 그는 “아웃 오브 바운드(OB) 구역이 있는 것 자체가 부담인데 이 코스는 10번 홀 1개 홀에만 있다”며 “하지만 숲에 들어가면 공을 못 찾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아웃 오브 바운스(OB) 구역이 있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티샷 정확도가 관건이다”고 했다.
우승이 있다는 건 꽤 괜찮은 시즌을 보냈다는 증거다. 하지만 박상현의 올 시즌은 아니다.
그는 “성적이 좋았어도 아쉬운 부분은 있기 마련이지만 21년동안 투어 생활을 하면서 최악의 해가 아니었나 싶다”며 “우승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대회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을 내면서 시즌을 보냈다. 그래도 시즌 마지막에 이렇게 감이 온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다음 시즌이 더 기대가 된다”고 각오를 다졌다.
만약 박상현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2005년 가야오픈과 코오롱 하나은행 한국오픈에서 우승한 최광수 이후 20년 만에 한 시즌 2승을 기록한 40대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또 우승 상금 2억2000만 원을 보태면 KPGA투어 최초 통산 상금 60억원 돌파까지 1억627만5943원을 남기게 된다. 박상현의 현재까지 통산 누적 상금은 56억 7372만 4057원이다.
서귀포=정대균골프선임기자(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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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