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멀어지면서 신뢰마저 갖지 않는 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 세대)를 다시 교회로 인도할 길은 없을까. 6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교회(이기용 목사)에서 진행된 국민일보목회자포럼(회장 이기용 목사) ‘열린 토론 광장’ 3부 ‘교회와 미래’ 세션에서는 ‘복음의 본질 회복’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열린 토론 광장에 참여한 목회자들은 20~30년 후 과연 우리나라에 교회가 있을지에 대한 우려로 대화의 문을 열었다.
미래학자인 최윤식 박사는 “가장 큰 위기 요인은 2070년이 되면 한국사회가 무신론 국가가 된다는 예측”이라면서 “이런 시대가 시작되면 기독교인은 200만명 아래로 내려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AI 확산으로 무신론이 더욱 확산하는 문제가 심각한데 한국교회가 이런 위기 요인을 인지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명룡 청주 서문교회 목사는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67%가 무신론자이며 동아시아 5개국 중 명상과 점 등에 의존하는 이들의 수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영적 갈증의 분명한 증거”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Z세대들이 신앙에 의구심을 가지는 건 결국 기독교 교육의 실패로 볼 수 있는데 예수가 길이요 진리이며 생명이라는 사실을 체계적으로 설명하지 못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박 목사는 대안으로 전 세대 신앙교육 재점검과 변증 신학 강화, 복음 본질 교육을 제시했다.
클럽 거리에서 목회하는 남빈 홍대뉴송처치 목사는 “청년들이 사주와 타로 등에 몰리는 건 영적인 갈급함의 결과로 전통과 규범만 지키길 기대하는 교회의 높은 담이 이들의 빈자리를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복음이 예수 그리스도가 청년들에게 전하는 사랑의 선물이라는 진리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며 다가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석재 서울신대 교수도 비슷한 진단을 내렸다. 전 교수는 “교회가 권위적이고 관료적이며 계급 구조가 강해 젊은 세대에게 맞지 않는 면이 있다”면서 “이 과정에 고독과 우울함에 빠지는 이들을 교회가 놓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봤다.
전 교수는 국민일보 9월 22일 자에 보도된 영등포구와 지역 교회 5곳이 청년한끼 사업에 대한 기사를 언급하면서 “교회가 바로 이런 일을 해야 한다. 성육신적이며 관계적 삶을 통해 교회다움을 회복하라”고 주문했다.
박성민 CCC 대표는 ‘정체성·소속감·사명감 결여’를 젊은 세대가 교회와 등지는 이유로 언급했다. 박 대표는 “교회가 청년들에게 사명과 소명을 심어준다면 이들에게 복음을 전할 기회가 생긴다”면서 “CCC도 간사를 코치로 전환한 뒤 학생 주도 사역을 하도록 했는데 정말 큰 결실을 맺고 있다. 청년들은 스스로 경험하고 주도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조적 파괴’가 필요하면 기존 교회에서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로 전환하자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인호 더사랑의교회 목사는 ‘복음의 인격적 만남’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목사는 “기성세대의 문제는 소통 부족과 지나친 종교화”라면서 “나와 다른 생각을 포용하고 단절된 대화를 회복하는 노력을 통해 청년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밝혔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