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강버스 안전 논란… 점검하던 직원 추락해 골절

입력 2025-11-06 11:35 수정 2025-11-06 12:57
한강버스 재운항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서울 한강버스 마곡도선장에 한강버스가 정박해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 출연기관인 서울관광재단 직원이 한강버스 내부 점검 중 추락해 부상을 입고 산재 처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한강버스를 둘러싸고 안전관리 미흡 논란이 끊이지 않은 모습이다. 서울시는 이번 사고가 안전관리 소홀에 따른 사안이 아니라 직원의 부주의로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6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산업재해조사표 등에 따르면 서울관광재단 소속 직원 A씨는 지난달 1일 오후 서울 강서구 마곡 도선장에 정박한 한강버스 점검 중 추락 사고를 당했다. A씨는 한강버스 내부의 관광 홍보용 래핑(시트지)을 현장 검수하던 중 바닥 해치(위로 젖히는 출입문)가 열린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약 2.5m 아래의 선체 하부 공간으로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 사고로 좌측 늑골(갈비뼈) 골절과 우측 정강이 열상 등의 부상을 입었다. 이후 추석 연휴 기간 통원 치료를 받은 뒤 지난달 20일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재조사표에는 한강버스 담당자로부터 내부 해치 2곳이 열려 있었다는 사실에 대한 사전 안내가 없었다는 점이 사고 원인으로 명시됐다. 재단은 재발 방지 대책으로 위험구역 표시 및 안전표지판이나 및 바리케이드 등 물리적 안전조치를 해당 사업장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6일 한강버스 좌석 옆에 설치된 해치. 이찬희 기자

서울시는 안전관리 소홀에 따른 문제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정박 중인 한강버스에서 다른 직원이 해치를 열어놓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운항 시에는 해치가 닫혀 있고 해치 주변에 노란색으로 표시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시에서 안전조치를 철저하게 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한강버스의 공식 안전사고 보고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유선 및 도선 사업법에서 규정하는 법정 보고 대상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지난달 17일 야간 운항 훈련 중 발생한 한강버스 부표 충돌 사고를 놓고 민주당에서 은폐 의혹을 제기하자 서울시는 2주 뒤 한강버스 무승객 시범운항 기간의 주요 사고 및 조치 결과를 공개했다. 시에 따르면 지난 9월 29일부터 지난달까지 총 300회의 무탑승 시범운항 기간 발생한 사고는 부표 충돌, 한강 버스 간 충돌 등 3건이었다. 이 외에도 잠실 선착장에서 출항한 한강버스와 한강 하저에 설치된 가스관 시멘트공 보호시설이 충돌해 선체 바닥이 찢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 의원은 “이번 산재로 한강버스의 미흡한 안전 실태가 드러났다”며 “서울시가 담당 소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는 건 사업주체로서 안일한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작은 부주의가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안전관리에 철저히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찬희 김용헌 기자 becom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