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취권2’ 감독 류자량 유골 도난…“캄보디아 범죄조직 소행 추정”

입력 2025-11-06 11:29
홍콩의 전설적 무술감독이자 배우, 영화감독인 류자량. 페이스북 캡처

배우 성룡의 대표작인 ‘취권2’의 감독이자 배우, 무술감독으로 활약했던 류자량(유가량)의 유골이 도난당해 홍콩 경찰이 수사중이다.

홍콩 성도일보 등에 따르면 류자량의 부인이자 배우인 웡징징은 지난 3일 “경찰로부터 지난 8월 류자량의 유골이 도난당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범인들이 유골함 사진을 보내 금품을 요구했지만, 거부했다. 돈을 주면 추가 범죄행위만 부추길 뿐”이라고 밝혔다.
홍콩의 영화감독 겸 배우 류자량의 유골함이 도난당한 모습 .유튜브 캡처

류자량의 유골이 안장돼 있던 바오푸산 납골당 관계자는 “납골당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되고 나머지 시간에는 문이 잠겨 있다”면서 “사건 후 CCTV 카메라를 추가 설치하는 등 보안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류자량 유골 도난 사건이 알려진 후 납골당에는 유골이 안전하게 보관돼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홍콩 경찰은 샤틴 바오푸산에서 발생한 유골 도난 사건을 철저하게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 1명을 체포하고 도주한 나머지 4명의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홍콩 문회보는 “이번 사건에 캄보디아 통신사기 조직이 연루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고 류자량 감독의 유골 도난 사실을 공개하는 웡징징. 유튜브 캡처

바오푸산 납골당에선 최근 최소 3건의 유골 도난 사건이 발생했다. 이곳에는 배우 장국영 등 유명인들의 유골이 다수 안장돼 있다고 성도일보는 전했다.

1934년에 태어나 2013년 별세한 류자량은 홍콩 무술영화의 고전인 ‘돌아온 외팔이’ ‘13인의 무사’ 등에 배우, 무술감독 등으로 참여했고 성룡의 대표작인 ‘취권2’와 ‘취권3’을 감독했다. 홍콩에선 무술계의 위대한 스승을 가리키는 ‘일대종사’로 불린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