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학생들이 항일의 횃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던 ‘부산항일학생의거(노다이 사건)’의 함성이 85년 만에 다시 울려 퍼진다.
㈔부산항일학생의거기념사업회(이사장 배중효)는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부산 구덕운동장과 부산학생교육문화회관 일원에서 ‘부산항일학생의거 85주년 및 제10회 부산항일학생의날 기념행사’를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1940년 11월 23일 부산학생들이 일제의 탄압에 맞서 항일 시위를 벌였던 ‘부산항일학생의거’의 정신을 기리고, 광복 80주년을 앞둔 오늘의 청소년 세대에게 자주와 연대의 가치를 되새기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 첫날인 21일에는 오전 11시 기념식을 시작으로 강연회, 역사 체험전, 사진전 등이 부산학생교육문화회관 대강당과 광장에서 열린다.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당시 항일의거 관련 사료와 사진이 전시돼 청소년들이 역사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장이 될 예정이다.
23일에는 ‘부산학생·시민 이어달리기’ 행사가 열린다. 항일학생의거의 발원지인 구덕운동장을 출발해 초읍 부산학생교육문화회관 광장, 부산항일학생의거 기념탑까지 10㎞ 구간을 시민과 학생들이 함께 달린다. 이는 1940년 학생들이 외친 “민족의 자주와 해방”의 목소리를 오늘날의 시민들이 달리기로 잇는 상징적인 퍼포먼스다. 참가 신청은 기념사업회 홈페이지에서 오는 14일까지 가능하다.
올해 이어달리기는 지난 9~10월 진행된 ‘전국 항일정신 이어달리기’의 대미를 장식하는 행사다. 천안 독립기념관을 출발해 대전, 김천, 고령, 김해를 거쳐 부산으로 도착하는 이 릴레이에는 전국 학생과 시민이 참여해 항일정신의 불꽃을 전국으로 확산시켰다.
배중효 이사장은 “부산항일학생의거는 일제 강점기 학생들이 앞장서 외친 정의의 함성이었다”며 “올해 85주년은 과거의 역사를 기념하는 자리를 넘어, 청소년이 독립의 정신을 현재로 이어가는 살아있는 역사교육의 현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부산시, 부산지방보훈청, 부산시교육청, BNK금융지주 부산은행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 노다이 사건(부산항일학생의거)이란.
1940년 11월 23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제2회 경남학도 전력증강 국방대회’에서 일본인 심판 노다이가 조선인 학생들의 우승을 박탈하고 일본인 학교를 우승시킨 것이 발단이었다. 이에 분노한 동래중학교(현 동래고)와 부산제2상업학교(현 개성고) 학생 200여명이 차별에 항의하며 거리 행진을 벌이고, 노다이의 자택으로 몰려가 돌을 던지는 등 항일 시위를 전개했다. 이후 일본 경찰이 학생들을 대거 검거하며 부산지역 항일학생운동의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됐다. 현재까지 이 사건은 ‘노다이 사건’ 혹은 ‘부산항일학생의거’로 불리며, 학생들이 주도한 대표적인 항일운동으로 평가받는다.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