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뉴욕시장 선거 결과에 대해 “최대 도시에 공산주의자가 앉았다”고 말했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로 자칭하는 조란 맘다니 당선인을 향해 색깔 공세를 이어간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열린 ‘아메리카비즈니스포럼’에서 “의회 민주당이 미국에 어떤 짓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알고 싶다면 어제 뉴욕시 선거 결과를 보면 된다”며 “민주당은 이 나라 최대 도시의 시장에 공산주의자를 앉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우리나라에 사회주의자가 어떤 직책에도 당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민주당은) 사회주의자를 건너뛰고 공산주의자를 앉혔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어 “내가 수년간 경고했듯이 우리의 적들은 미국을 공산주의 쿠바, 사회주의 베네수엘라로 만들기로 작정했다”며 “마이애미는 곧 뉴욕시의 공산주의를 피해 달아나는 이들을 위한 피난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이애미에는 쿠바에서 공산주의를 피해 망명한 이들이 많은데, 뉴욕 선거 결과로 뉴욕에서도 마이애미로 오는 이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트럼프는 “공산주의자와 마르크스주의 사회주의자, 세계주의자들은 기회를 얻었지만, 재앙만 초래했다”며 “이제 공산주의자가 뉴욕에서 어떻게 해낼지 지켜보자”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공산주의와 상식 사이에 선택해야 한다”면서 “내가 백악관에 있는 한 미국은 어떤 방식, 모양, 유형으로든 공산화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막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대선 승리 1주년과 관련해 “2024년 11월 5일 미국인들은 우리 정부를 되찾았다. 우리 주권을 되찾았다”며 “우리는 어젯밤 뉴욕에서 주권을 조금 잃었지만 우리가 잘 처리하겠다.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선거 전 맘다니가 당선되면 뉴욕에 대한 연방 지원을 제한하겠다는 이전 발언에서는 다소 물러섰다. 그는 “우리는 뉴욕이 성공하기를 바란다. 아마도 조금은 도울 것”이라고 했다.
맘다니는 이날 행정 전문가들로 구성된 인수위원회 명단을 발표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을 지낸 리나 칸, 에릭 애덤스 현 뉴욕시장 행정부에서 제1부시장을 지낸 마리아 토레스-스프링거 등이 포함됐다. 이날 발표된 인수위 간부 5명은 모두 여성이 맡았다.
특히 리나 칸 전 FTC 위원장은 빅테크의 독과점 문제에 강경한 비판적 입장을 가져 ‘빅테크의 저승사자’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맘다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선거 운동 당시 밝힌 공약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정 운영은) 생활비 부담 위기에 초점을 맞출 것이고, 이 도시에서 내몰린 뉴요커들을 위한 일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맘다니는 특히 트럼프와의 회동을 희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과 뉴욕 시민을 위해 봉사하는 방법과 그가 공약으로 내세운 생활비 위기를 해결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