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알고리즘이 청소년 자살 조장?…프랑스, 수사 착수

입력 2025-11-05 21:33
틱톡 로고. 연합뉴스

프랑스 검찰이 중국계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알고리즘이 청소년들을 극단적 선택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리 검찰청은 4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지난 9월 의회의 문제 제기에 따라 틱톡에 대한 예비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틱톡이 청소년 이용자들의 생명을 위태롭게 한 혐의가 있는지 형사적으로 조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하원 조사위원회는 앞서 틱톡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뒤 발표한 보고서에서 틱톡을 겨냥해 “청소년을 위협하는 최악의 소셜미디어(SNS)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위원회는 틱톡이 청소년의 심리에 ‘파괴적 영향’을 미친다고 결론 내리며 특히 “기존 심리적 취약성을 증폭시킨다”고 우려했다.

청소년에게 우울증, 극단적 선택, 자해 또는 섭식 장애 관련 콘텐츠가 무방비로 노출돼 정신적 취약성을 증폭하고 때로 실제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위원회는 또 틱톡에서 청소년이 인종차별, 성차별, 남성우월주의 같은 폭력적 콘텐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를 이끈 아르튀르 들라포르트 사회당 의원은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검찰에 틱톡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사건을 파리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맡겼다.

검찰은 “플랫폼이 범법 징후를 적절히 신고했는지, 알고리즘이 사용자에게 어떻게 콘텐츠를 제시하는지, 자살을 조장하는 콘텐츠를 게시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수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틱톡 관계자는 로이터에 보낸 이메일에서 “파리 검찰의 보도자료에 언급된 모든 혐의와 법적 근거를 강력히 부인한다”며 “우리는 안전하고 연령에 적합한 청소년 이용 환경 조성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틱톡은 앞서 의회 조사 결과가 나왔을 때 “업계와 사회 전체의 문제에 우리 기업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시도”라며 “틱톡은 오랫동안 사용자 안전과 보호에 관한 엄격한 정책을 시행해왔다”고 반발했다.

지난해 11월 프랑스에서는 틱톡이 청소년의 정신건강을 해친다는 내용의 집단 소송이 제기되기도 했다. 소송에 참여한 가족들이 모인 소셜 네트워크 피해자 모임 단체 ‘알고스 빅티마’는 틱톡이 자살, 자해, 섭식 장애를 조장하는 수많은 동영상을 아이들에게 노출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원고들의 10대 딸들에게 신체적·정신적 문제가 생겼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단체에 따르면 원고들의 딸 7명 중 2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4명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으며 1명은 거식증을 앓고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