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성장세” BYD의 도장깨기, 토요타 이어 아우디 잡았다

입력 2025-11-05 16:37
BYD 브랜드 론칭 행사. BYD코리아 제공

올해 1월 한국 시장에 공식 진출한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비야디)가 국내 수입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출범 10개월 만에 토요타를 넘어 아우디까지 제치며 6위권 수입차 브랜드 반열에 오르는 등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에서 BYD는 824대를 기록하며 전체 6위를 차지했다. BMW(6177대), 메르세데스 벤츠(5838대), 테슬라(4350대), 볼보(1435대), 렉서스(1226대)에 이어 여섯 번째로 많은 판매량이다. 토요타(813대)와 아우디(689대)를 넘어선 점이 특히 주목된다.

BYD의 약진은 불과 몇 달 만에 이뤄졌다. 지난 4월 첫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를 출시하며 데뷔 한 달 만에 543대를 판매해 11위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이후 10위권을 꾸준히 유지하다가, 8월 중형 세단 ‘씰’과 9월 중형 SUV ‘씨라이언7’을 연달아 선보이며 판매 그래프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9월 처음으로 토요타(912대)를 제치고 7위(1020대)에 오른 데 이어, 지난달에는 아우디마저 앞지른 것이다.

특히 9월 출시된 씨라이언7의 판매 효과가 본격화된 10월, BYD는 추석 연휴 여파로 전체 수입차 시장이 전월 대비 26.7% 감소한 상황에서도 점유율을 높였다. 저렴한 가격의 전기차를 앞세운 신생 브랜드라는 점과 신차 효과가 맞물리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중국산’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도 상쇄됐다. BYD코리아 관계자는 “씨라이언7 재고가 소진돼 지난달 말 중국에서 추가 물량을 확보했으며, 이달 중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씨라이언7은 513대가 팔리며 베스트셀링카 10위에 올랐다.

BYD의 성장 배경에는 가격 경쟁력과 상품성의 조화가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씨라이언7은 4490만원으로 책정돼 테슬라 모델Y, 기아 EV6 등 동급 전기 SUV 중 가장 저렴한 편이다. 한 달 먼저 출시된 중형 세단 씰 역시 4690만원으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웠다.

BYD 돌핀

BYD는 배터리·모터·전력제어 시스템 등 전기차의 3대 핵심 부품을 모두 자체 개발·생산해 원가를 절감했다. 또 중국에 대규모 생산공장을 두고 있어 한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도 있다. BYD는 내년 돌핀, 한 등을 한국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수입차 업계에서는 BYD의 급부상에 대해 ‘의식은 하지만 위협으로 보진 않는다’는 분위기가 읽힌다. 고급차를 지향하는 기존 수입차 브랜드와 고객층이 겹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BYD는 상대적으로 저가 전기차를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시장 내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직접적인 경쟁 구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시적인 순위 변동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서비스 품질 향상과 고객 만족에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