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을 열 시간…‘샐러리캡↑’ 스토브리그 달아오를까

입력 2025-11-05 16:26
KIA 타이거즈 박찬호(왼쪽)와 KT 위즈 강백호. 각 구단 제공

프로야구가 자유계약선수(FA) 영입전을 시작으로 스토브리그에 본격 돌입한다. 각 구단은 샐러리캡 완화 조치에 따라 이전보다 더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설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경쟁력을 유지한 채 FA 재자격을 취득한 베테랑들도 많아 원하는 선수를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수싸움이 전개될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6년 FA 자격 선수 명단을 5일 공시했다. FA 자격을 갖춘 30명 중 13명은 신규, 11명은 재자격 선수로 분류됐다. 대상 선수는 오는 7일까지 KBO에 FA 권리 행사 승인을 신청한다. KBO가 8일 최종 승인하면 다음 날부터 해외를 포함한 모든 구단과 선수 계약을 위한 교섭을 진행할 수 있다.

신규 FA 중 A등급에 묶인 박찬호(KIA 타이거즈)와 강백호(KT 위즈)는 최대어로 꼽힌다. 올 시즌 타율 0.287에 148안타 42타점 27도루를 올린 박찬호는 공격·수비·주루를 두루 갖춘 내야수로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백호는 부상 여파로 다소 아쉬운 시즌을 보냈지만 검증된 장타력으로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강백호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도 노리는 입장이다.

김현수(LG 트윈스)와 강민호(삼성 라이온즈), 최형우, 양현종(이상 KIA), 손아섭(한화 이글스) 등은 비교적 보상이 느슨한 C등급이지만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준 고참들이다. 이들은 저마다 상징성을 지닌 데다 커리어 막바지를 보내고 있어 원소속 구단 잔류에 무게가 실리지만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두산 베어스 투수 최원준과 이영하, 삼성 김태훈, 한화 김범수, NC 다이노스 외야수 최원준 등은 신규 FA 중 준척급 자원으로 평가받는다. 이 중 이영하는 보상 강도가 낮은 B등급에 묶여 여러 팀이 군침을 흘릴 것으로 전망된다.

각 구단은 이번 FA 시장에서 통 큰 베팅에 나설 수도 있다. KBO는 내년부터 2028년까지 샐리리캡 상한액을 매 시즌 5%씩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올해 137억1165만원이었던 샐러리캡 상한액은 내년 143억9723만원, 2027년 151억1709만원, 2028년 158억7294만원으로 늘어난다.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의 합계액이 샐러리캡 상한선을 넘으면 초과분의 50%를 내야 했던 제재금 성격의 야구발전기금은 30%로 하향 조정됐다. 또 예외 선수 제도 도입에 따라 구단이 지정한 프랜차이즈 선수 1명(7시즌 이상 등록)의 연봉은 샐러리캡 총액 산정 시 50%만 반영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