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시장에서 불거진 ‘바가지 논란’으로 또다시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한 유명 유튜버가 광장시장에서 겪은 불쾌한 일이 담긴 영상을 올리면서다. 광장시장은 과거에도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면서 대책까지 내놓은 적은 있지만 바가지 상술 등이 여전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구독자 149만명을 보유한 요리·먹방 유튜버 ‘이상한 과자가게’는 지난 4일 ‘이러면 광장시장 다신 안 가게 될 것 같아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그는 광장시장에서 음식을 사 먹은 본인의 경험을 소개하기에 앞서 “나는 시장을 아주 사랑하는 사람임을 먼저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위생 문제를 지적했다. “칼국수를 먹으러 갔는데, 내 바로 다음 손님 칼국수에 누가 봐도 오해할 수밖에 없게 생긴 김 가루와 고명이 덕지덕지 붙은 불은 면을 면 삶을 때 섞더라”는 것이다.
일명 ‘메뉴 바꿔치기’도 경험했다. 해당 유튜버는 8000원짜리 ‘큰순대’를 주문했는데, 상인이 고기가 섞인 1만원짜리 ‘머리고기’를 내줬다. 유튜버가 가격표를 가리키며 “왜 이건 1만원이냐”고 묻자 상인은 “고기랑 섞었잖아, 내가. 아이고! 고기랑 섞으면 1만원이 되는 거야”라고 대꾸했다.
불친절 응대 문제도 언급됐다. 그는 “상인분들이 외국 손님들에게 갑자기 버럭하는 걸 여럿 봤다. 이날 방문한 식당 5곳 중 4곳에서 불친절을 경험하고 왔다”며 “BTS, 케이팝데몬헌터스로 한껏 기대에 부풀어 한국에 놀러왔을 텐데 참 안타깝다”고 밝혔다.
해당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수 240만회, 댓글 5000개를 넘기며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댓글창엔 “광장시장 문제가 많은데 개선될 여지가 없다. 외국인에게 소개시켜주기도 망신스러워서 싫다” “국가망신시장” 등 비판 의견이 가득하다.
비슷한 논란은 과거부터 꾸준히 있었다. 대표적으로 2023년 한 여행 유튜버가 외국인 지인들과 1만5000원짜리 모둠전을 주문하고 턱없이 작은 양의 전을 받은 영상을 공개해 여론의 뭇매가 거세진 적 있다. 그해 12월 광장시장 상인들은 각종 문제를 근절하기 위한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광장시장 상인 100여 명은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중강당에 모여 상인 대표 2명이 “친절” “가격” “위생” 구호를 선창하면 “준수한다”는 구령을 세 번씩 외쳤다.
서울시 차원에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기도 했지만 시민들은 효과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같은 달 서울시는 상인회 등과 함께 메뉴판에 가격과 함께 중량이나 수량을 포기하는 정가표기제를 도입하고 대표 메뉴에 대해선 양을 가늠할 수 있도록 샘플 모형을 배치하게 했다. 미스터리 쇼퍼가 수시로 가격 등을 모니터링하고, 상인회도 자체적으로 상인 대상 서비스교육 등을 시행하기로 했다.
다만 상인들은 일부 사례가 악의적으로 편집돼 퍼지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한다. 추귀성 광장시장상인연합회장은 “시장 혹은 상인회 측으로 공식 접수되는 민원은 한 건도 없다. 상인회는 광장시장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며 “유튜브 등으로 불만이 제기되기는 하지만 점포가 특정되지 않아 해당 건들은 해결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