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무용 안무가 박관정(사진)이 차기작 ‘신도시 2.0(New Town 2.0)’을 통해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무너진 시대, 인간의 존재는 어디로 향하는가’라는 질문을 무대 위에서 표현한다.
2024년 국제현대무용제(MODAFE)에서 주목받은 ‘신도시’의 철학을 딛고, PVC 커튼·반사 조명·영상 투사를 결합해 ‘공존하는 현실과 가상’의 공간성을 안무적으로 구현할 예정이다.
박관정 안무가는 “미국은 예술·기술·철학이 가장 활발히 교차하는 곳”이라며 “한국적 정체성과 디지털 시대의 철학을 결합한 새로운 무용 언어로 세계와 대화하겠다”고 예고했다.
- 신작 ‘신도시 2.0’은 어떤 작품인가.
“단순한 후속편이 아니라, 기술 문명 속에서 흔들리는 ‘나’의 경계와 감정의 본질을 파고드는 실험이다. 현실과 가상이 공존하는 장(場)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 인간이 어떻게 ‘나이면서 나 아닌 존재’로 살아가는지를 묻는다.”
- ‘신도시’에서 무엇이 확장되는 것이며 무대적 장치는.
“PVC 커튼, 반사 조명, 영상 투사 등 시각 요소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관객의 지각을 교란한다. 빛과 투과, 반사가 겹치며 움직임의 궤적이 다층으로 보이게 하고, 신체가 물리·디지털 경계를 횡단하는 감각을 증폭한다.”
- ‘기술의 언어로 인간의 감정’을 말한다는 말의 의미는.
“기술 자체를 소재로 삼기보다, 기술의 작동 원리를 움직임의 문법으로 번역한다. 알고리즘적 반복, 학습과 오류, 재시도 같은 패턴을 몸으로 구현해 인간 감정의 떨림, 두려움, 기대, 회복을 드러낸다.”
- 이전 주요 작품들이 이번 신작에 미친 영향은.
“2020년 ‘딥러닝(Deep Learning)’에서는 AI의 학습과 반복을 신체언어로 풀며 ‘불완전함의 가치’를 질문했다. 2022년 ‘NFD(Non-Fungible Dance)’에서는 각 무용수의 몸짓을 ‘대체 불가능한 데이터’로 상정해 고유성의 철학을 탐구했다. 2023년 ‘리부트(Reboot)’는 팬데믹 이후의 혼돈과 재시작을 통해 회복력의 서사를 만들었다. 2024년 ‘신도시’에서 물리·디지털 경계의 이동을 본격화했고, 이번 ‘신도시 2.0’은 그 사유를 공간·조명·영상의 인터랙션으로 더 심화한다.”
- 작품이 던지는 ‘인간다움’에 대한 핵심 질문은.
“기술이 정교해질수록 인간은 무엇으로 남는가이다. AI가 ‘배움’을 모사해도 그 과정에서 느끼는 불안, 기대, 좌절과 같은 감정의 섬세함은 여전히 인간의 것이다. 나는 그 미세한 진폭을 움직임으로 기록한다.”
- 미국 무대 진출을 준비하는 이유와 목표는.
“예술·기술·철학이 치열하게 교차하는 생태계에서 한국적 미감과 동양적 사유를 결합한 새로운 춤의 문법을 제안하고 싶다. 세계 예술계와 동시대적 언어로 대화하면서도, ‘몸의 진정성’이라는 보편을 설득하는 것이 목표다.”
- 교육자로서의 철학은.
“교육은 기술 전수가 아니라 ‘몸-감정-생각’의 연결을 함께 만들어가는 일이다. 각자의 고유한 신체 데이터를 존중하고, 거기서 튀어나오는 독창성을 무대로 올리는 것, 그것이 내가 지향하는 수업이다.”
- 앞으로의 계획은.
“신도시 시리즈를 확장해 미국을 비롯한 세계 무대와 연결할 계획이다. 한국 현대무용의 깊이를 나누면서, 공연예술의 다양성·창의적 혁신·국제문화교류에 기여하고 싶다.”
안무가 박관정
박관정은 철학적 사유와 인간의 내면을 동시대적 언어로 풀어내는 창작자다. 2014년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에서 대상(Grand Prize)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한국 현대무용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지난 10여년간 80편이 넘는 공연에 참여하며, 한국현대무용협회와 대한무용협회 등 주요 기관의 이사 및 심사위원으로 활약해왔다. 2021년 대한민국무용대상(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회장상)과 2023년 차세대 안무가상(Next Generation Choreographer Award)을 수상하며 예술성과 리더십을 동시에 입증했다.
박관정은 철학적 사유와 인간의 내면을 동시대적 언어로 풀어내는 창작자다. 2014년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에서 대상(Grand Prize)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한국 현대무용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지난 10여년간 80편이 넘는 공연에 참여하며, 한국현대무용협회와 대한무용협회 등 주요 기관의 이사 및 심사위원으로 활약해왔다. 2021년 대한민국무용대상(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회장상)과 2023년 차세대 안무가상(Next Generation Choreographer Award)을 수상하며 예술성과 리더십을 동시에 입증했다.
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