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6일 새벽 1시쯤 부산 신성교회(김홍종 목사)에 들이닥친 갑작스러운 화마는 33년간 지역 사회의 등불 역할을 해온 예배 공간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었다. 낡은 벽걸이형 선풍기에서 시작된 누전은 강단을 비롯한 예배당을 앗아갔다. 9000만원에 달하는 직접 피해액과 1억 6000만원 상당의 복구 비용이라는 막막한 현실 앞에 담임 김홍종 목사와 성도들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절망의 순간에도 기적의 손길은 함께했다. 김 목사의 아내 김정신 사모는 평소와 달리 잠 못 이루고 새벽까지 성경 필사를 하고 있었다. 덕분에 화재를 조기에 발견해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소방관의 신속한 출동과 진압 또한 더 큰 피해를 막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신성교회는 잿더미 위에서도 예배의 불씨는 끄지 않았다. 성도들은 비좁은 교회 지하 공간에 임시 강단을 마련해 예배를 이어갔다. 서로를 위로하며 재건 의지를 다졌다. 이러한 간절한 마음과 노력에 지역사회와 교계는 온정을 보냈다. 해운대기독교총연합회(해기총, 회장 송형섭 목사)는 가장 먼저 위로와 후원금을 전달해 재건 마중물이 됐다. 김성수 해운대구청장은 1t 트럭 4대를 지원해 산더미 같은 폐기물 처리를 도왔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남부산노회 고경진 노회장 역시 발 빠르게 소식을 전하며 도움을 호소했다.
신성교회는 1992년 개척 이래 지역 어르신들을 초청해 따뜻한 식사와 쌈짓돈을 대접하며 이웃 사랑을 실천해 온 교회다. 이러한 봉사와 나눔이 다시금 지역 사회의 도움으로 돌아왔다. 김 목사는 “처음부터 모든 일처럼 관심과 기도로 함께해주신 분들께 뭐라고 감사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리고 지난 4일 교회는 마침내 예장합동 남부산남노회 주관으로 성전복구 감사예배를 드렸다. 성도들의 눈물의 기도와 믿음의 업체들의 도움으로 재탄생한 새 예배당에서의 예배는 감격 그 자체였다.
고경진 노회장은 ‘불 가운데도 새 일을 행하시는 하나님’이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하고 “재난은 ‘별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지만 하나님은 불 가운데로 지날 때 타지 않을 것이라 약속하신다”며 “하나님의 은혜는 반복이 아닌 갱신이며 새 교회로 다시 태어나는 부르심이다. 불은 예배당 벽을 태웠으나 성도들의 예배하는 마음과 감사의 신앙은 태우지 못했다. 새로운 질서와 부흥의 시작이 된다”고 강조했다.
엄정길 부산교회총연합회 대표회장은 축사에서 “부산교회총연합회는 광복 80주년 기념 예배 헌금으로 신성교회에 성금을 전달했다”며 “신성교회가 이번 일을 계기로 강력한 불의 역사를 경험하고 이 지역에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수 해운대구청장은 격려사를 통해 “화재 후 언론 보도와 전국적인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며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하나님의 개입으로 예배당이 복구됐다. 복구된 교회가 지역을 위한 사명을 잘 감당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신성교회 이영준 장로는 인사말을 통해 “불이 났을 때는 정말 앞이 캄캄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6개월 만에 복구를 이룰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홍종 목사는 예배를 드린 뒤 국민일보와 만나 “초기 화재 발생 시 어려움이 컸지만 언론과 여러 단체의 적극적인 협조로 여름철 복구 작업을 완료할 수 있었다”며 “복구 완료에 감사하며 성도들의 헌신과 언론사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부산=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