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OST, 바다 생물서 찾은 물질로 콩팥병 치료 가능성 밝혀

입력 2025-11-05 15:35
열대 태평양 지역에 위치한 KIOST 해외연구거점인 ‘태평양해양과학기지’ 전경.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과 동아대학교 연구팀이 바다 생물에서 찾아낸 물질로 ‘당뇨병성 신장질환(콩팥병)’의 원인과 치료 실마리를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

5일 KIOST에 따르면 이희승·이지훈·이연주 박사 등 연구진은 ‘태평양해양과학기지’ 인근 해역에서 확보한 다양한 해양생물자원을 분석한 결과 열대 해면에서 브롬화페놀계 해양천연물 ‘PDE701’(3,5-디브로모-2-(2’,4’-디브로모페녹시)-페놀)을 발견했다.

KIOST는 이 물질을 동아대 윤진호 교수 연구팀에 제공해 생리활성 평가를 의뢰했다. 윤 교수팀은 초파리를 이용한 실험에서 당뇨병성 신장질환이 생기는 주요 원인이 ‘미토파지’(세포 속에서 낡거나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는 과정) 저하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즉, 세포 속 청소 기능이 약해지면 콩팥이 망가지기 시작한다는 분석이다.

이어 연구팀은 해면에서 얻은 천연물질 PDE701을 초파리에게 투여해 망가진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회복되고 콩팥의 기능도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바다 생물에서 얻은 물질이 콩팥병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한 셈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실험 및 분자의학(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최신호(10월 23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윤 교수는 “이 병은 콩팥이 망가지기 전에 이미 세포 안의 청소 기능이 약해지면서 시작된다”며 “이번에 찾은 물질은 병의 원인을 바로잡는 새로운 치료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이번 연구는 바다 생물이 인류의 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앞으로도 해양 생물을 활용해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바이오 소재를 꾸준히 찾아내겠다”고 밝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