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씨 일가 충신이자, 외교 원로였던 김영남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대구 경북고 출신이라는 주장이 5일 제기됐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자신과 김 전 상임위원장 간 인연을 소개하며 “그분이 경북고 출신”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대구 출신이다. 키가 훤칠하고 김종배씨처럼 미남”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상임위원장은 1928년 2월 평양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박 의원 발언에 이목이 쏠렸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전 상임위원장이 암성 중독에 의한 다장기부전으로, 지난 3일 숨졌다고 전날 보도했다.
김 전 상임위원장은 노동당 국제부와 외무성 등을 거친 정통 외교관이다. 97세로 사망할 때까지 단 한 번도 좌천되거나 혁명화 처분을 받지 않고 자리를 지킨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박 의원은 전날 김 전 상임위원장 사망에 조의를 표하며 “여건이 허락한다면 제가 조문 사절로 평양을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조문 사절로 방북할 가능성에 대해 “북측이 받아줄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과거 불통 시기에는 중국 라인을 통해 연락해 조의 전달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그런 경로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정부를 대표해 조의문을 발표했지만 북한에 전달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조문 특사로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는 것 자체가 좋은 신호가 될 것”이라고 덧붙다.
박 의원은 “현재 남북 간엔 핫라인이 존재하지만 사실상 불통 상태”라며 “국정원이 매일 오전 10시, 오후 5시에 신호를 보내지만 북한이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전화선을 끊은 건 아니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것이 오늘의 남북관계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만약 특사로 가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고위급 인사를 만나면 어떤 말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남북 대화하자. 그리고 북·미 정상회담도 빨리 하는 것이 이익이다”고 답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