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기반 교정, 재범률 낮추는 대안…‘소망교도소’ 세계 이목

입력 2025-11-05 14:40
로버트 맥크리 뉴욕시립대 형사사법학과 교수가 5일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에서 열린 국제 학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앙 기반 교정 프로그램이 범죄 재발률을 유의미하게 낮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 소망교도소와 브라질 APAC(Amando o proximo amar a cristo·이웃 사랑이 곧 그리스도 사랑) 모델 등에서 확인된 결과다. 교정 전문가들은 “신앙과 공동체 중심의 회복모델이 장기적으로 국가 교정 시스템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소망교도소(소장 김영식)는 개청 15주년을 맞이해 5일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김하나 목사)에서 ‘제1회 아가페 국제교정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세상의 빛: 신앙 기반 회복적 교정’를 주제로 사흘간 열리는 이번 행사는 교정 전문가와 교도소 선교 단체 대표 등이 한자리에 모여 각 연구 성과와 실천 경험을 공유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로버트 맥크리 뉴욕시립대 형사사법학과 교수는 소망교도소 모델을 ‘한국형 회복적 교정 시스템’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교회가 고보안시설을 운영한다고 하면 많은 이들이 회의적 반응을 보이지만, 오히려 영리 목적이 없는 신앙 공동체가 수형자를 존엄하게 대할 수 있다”며 “소망교도소 재범률이 비슷한 유형의 교정시설보다 절반 수준이라는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맥크리 교수는 “교정의 궁극적 목적이 처벌이 아니라 회복이라면 공동체 기반의 신앙 프로그램이 가장 실질적 해법이 될 수 있다”며 “수용자가 존엄한 존재로 대우받고, 행정책임자와 직원 자원봉사자들은 수용자들을 돌보고 배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학술대회는 싱가포르 브라질 콜롬비아 스위스 등 각국 민영교도소 모델을 비교·분석하고 재범 방지 프로그램 등을 제시했다.

‘브라질 민영교도소 APAC 모델의 방법론과 확산 과정’을 발제한 발데치 안토니오 페레이라 CIEMA 이사는 “APAC은 수용자 교화, 사회 보호, 피해자 지원, 회복적 정의 촉진을 목표로 두고 있다”며 “그 결과 국영교도소 재복역률인 85% 대비 13%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1인당 연간 수용비용 또한 절반에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재 브라질 교정시설 44곳에서 APAC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앞서 아가페 이사장인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변화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새사람이 되는 것”이라며 “신앙에 기반을 둔 민영 교정 모델은 단순한 제도적 실험을 넘어 사회 전체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하나님의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망교도소는 2010년 한국교회가 연합해 설립한 비영리 민영교도소로 교육·심리·종교·직업훈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수용자의 건강한 사회복귀를 돕고 있다.

소망교도소(소장 김영식)는 개청 15주년을 맞이해 5일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김하나 목사)에서 ‘제1회 아가페 국제교정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글·사진=김동규 기자 kkyu@kmib.co.kr